씁쓸한 진실은 달콤한 환상을 이길 수 있을까 - 민경우의 <스파이 외전>

오진영
오진영 · 작가, 칼럼니스트, 번역가
2023/12/05
울산시장 선거개입 재판에서 의원직 상실형을 선고받자 황운하 민주당 의원은 
“검사의 나라에서 검찰권력과 맞서 싸우는 길을 선택한다는건 견디기 어려운 혹독한 고난의 길임을 각오해야 한다”며 “가시면류관을 쓰고 채찍을 맞아가며 십자가를 메고 가시밭길을 걷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워낙 오래 전이라 기억에서도 희미해진 울산시장 선거개입 사건은 무엇인가. 

2018년 지방선거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의 30년 지기인 송철호를 울산 시장으로 당선시키기 위해 상대 후보이자 당시 울산 시장이었던 김기현, 현 국민의힘 당대표의 낙선을 목적으로 경찰이 수사를 하게 만든 사건이다. 
송철호 시장과 그의 측근 송병기 부시장이 문재인 청와대 민정수석실에 실체가 불분명하고 검증되지 않은, 김기현 울산 시장에 대한 비리 혐의를 제보하였고 청와대의 지시 아래 김기현에 대한 경찰 압수 수색 수사가 이루어지는 가운데 김기현이 낙선하고 송철호가 시장 당선되었던 일이다.

검찰이 2020년 1월에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기소한 공소장에는 송철호 울산시장, 백원우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 황운하 전 울산지방경찰청장 등 13명이 포함되었다. 
이 재판의 1심이 3년 10개월이 지나 2023년 12월에야 선고가 나왔다.

재판부는 송철호 전 시장과 황운화 의원 백원우 전 비서관 등이 공모해서 차기 시장에 출마할 예정이던 김기현 전 시장의 측근을 수사하게 함으로써 선거에 영향을 미치게 했다는 이유로 하명수사와 관련된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를 모두 유죄로 판단,  송철호 전 시장과 황운하 의원, 송병기 전 울산시 경제부시장에게 각각 징역 3년을 선고했다.

김기현 당시 울산시장 첩보서를 경찰에 하달하는 등 이른바 ‘하명 수사’에 개입한 혐의를 받은 백원우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에게는 징역 2년, 박형철 전 반부패비서관에게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문모 전 민정비서관실 행정관에게는 징역 10개월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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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와 오진영tv 유튜브로 시사 평론을 쓰는 칼럼니스트. 포르투갈어권 문학 번역가. 페르난두 페소아의 <불안의 책>, 파울로 코엘료의 <알레프> 등 번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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