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군이 군사분계선을 넘어온 걸 왜 숨겼나

문경환
문경환 · 기자, 출판인
2024/06/14
지난 8일 북한이 대남 오물 풍선을 부양한 다음 날, 우리 군이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를 준비하던 그 시각 북한군 수십 명이 중부전선 군사분계선을 넘은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습니다. 이성준 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은 11일 브리핑에서 이 사실을 공개하면서 북한군의 “단순 침범”이라고 규정하면서 이들이 “경고 방송 및 경고 사격 이후 북상했다”라고 하였습니다. 
   
▲ 군사분계선. © 국방부
   
합참 발표에서 특이한 건 이번 사건을 두고 ‘단순 실수’임을 강조한다는 것입니다. 근거로 비무장지대에 수풀이 우거져 있어 군사분계선 표식이 잘 보이지 않는다는 점, 경고 사격 후 북한군이 즉시 북상한 점, 대부분 도끼와 곡괭이 등 작업 도구를 들고 있었던 점을 들었습니다. 
   
북한군의 군사분계선 침범이 실수인지, 의도적인지는 쉽게 구분할 수 없습니다. 경고 사격 후 북상했다고 해서 실수라고 단정할 수도 없습니다. 우리 군의 대응을 보기 위해 일부러 넘어왔을 수도 있는 일입니다. 관계자에 따르면 실제로 북한군이 우리 군 동향을 파악하려고 일부러 군사분계선 근처를 돌아다니는 일이 잦았다고 합니다. 작업 도구를 들고 온 점도 실수의 근거가 되지 않습니다. 1976년 판문점 도끼 사건 당시에 주된 무기는 도끼였습니다. 또 무장병력도 일부 섞여 있었다고 했으니 도끼와 곡괭이는 위장용일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 군의 교전수칙도 북한군의 행동이 실수냐, 의도적이냐를 구분하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왜 합참은 북한의 침범을 ‘실수’라고 강조하면서 북한을 변호(?)하는 걸까요? 합참이 북한 대변인인가요?
   
나경원 등 국힘당 인사들은 문재인 전 대통령을 ‘북한의 수석 대변인’이라고 공격합니다. 이번에 문 전 대통령이 외교안보 정책 회고록을 펴내자 “지금도 북한의 비핵화 의지가 진심이라고 믿나”라며 또 ‘북한의 수석 대변인’이라고 공격했습니다. 만약 문 전 대통령이 ‘북한은 비핵화 의지가 없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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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문제에 관심이 많은 인터넷 언론사 기자. 1인출판사도 운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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