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웃는다, 사도세자* 윤주은
2024/06/11
그래도 웃는다, 사도세자*
윤주은
허락된 공간은 몸 한번 접어야 누울 수 있는
세상의 모든 바람, 소리조차 숨 죽여 멈추는
그 안에서야 비로소
밥그릇 싸움으로부터
귄력의 마약으로부터
물보다 진한 피의 비정함으로부터
중상모략으로부터 평온해졌을 거라고
그래서 가장 비극적인 왕족의 후손은
가장 행복한 세자로
뒤주 안에서 허기진 백성들의 쌀밥이 되었을 거라고
그러나 오늘도 나는 삶의 뒤주에 갇혀
태풍에 떨어진 마른 잎처럼 밟히고
비명이라도 샐까 입술 깨무는 마른 영혼에서는
쌀한톨나오지않는데
차라리 사도세자여
왕손답게 웃자
뒤주 틈으로 불어오는 한줄기 푸른 순가락을 타고
성밖의 백성들에게 밥을 먹이자
*사도세자:조선 영조의 아들, 정조의 아버지
#그래도 웃는다, 사도세자*
#윤주은
#이윤희 시인 옮김
윤주은
허락된 공간은 몸 한번 접어야 누울 수 있는
세상의 모든 바람, 소리조차 숨 죽여 멈추는
그 안에서야 비로소
밥그릇 싸움으로부터
귄력의 마약으로부터
물보다 진한 피의 비정함으로부터
중상모략으로부터 평온해졌을 거라고
그래서 가장 비극적인 왕족의 후손은
가장 행복한 세자로
뒤주 안에서 허기진 백성들의 쌀밥이 되었을 거라고
그러나 오늘도 나는 삶의 뒤주에 갇혀
태풍에 떨어진 마른 잎처럼 밟히고
비명이라도 샐까 입술 깨무는 마른 영혼에서는
쌀한톨나오지않는데
차라리 사도세자여
왕손답게 웃자
뒤주 틈으로 불어오는 한줄기 푸른 순가락을 타고
성밖의 백성들에게 밥을 먹이자
*사도세자:조선 영조의 아들, 정조의 아버지
#그래도 웃는다, 사도세자*
#윤주은
#이윤희 시인 옮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