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L

4월 17일에 5월물에서 6월물로 롤오버한 미국 WTI Crude oil 선물 가격은 17일부터 계속 하락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지난 4월 2일 OPEC+의 각 회원국들이 자발적으로 연말까지 생산을 줄일 것이라고 발표한 시점의 5월물 가격이 $75.50이었고,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4월 26일의 세틀먼트 가격이 $74.30 입니다. OPEC+의 깜짝 발표 후 처음으로 $75 밑으로 내려왔습니다. 오일 선물 가격이 하락하는 것은 당연히 어떤 한 가지 이유에만 영향을 받지는 않습니다만, 주요 하락 요인은 짚어 볼 수 있겠습니다.

1. 일단, 리세션에 대한 공포가 조금씩 고개를 들고 있습니다. 그로 인해 미국 주식시장도 서서히 방향을 아래쪽으로 바꾸는 모양새입니다. 테크 기업들의 실적 호조로 지수 자체는 급격한 하락을 보이고 있지 않습니다만, 지난 주부터 확실히 주식시장은 상승 모멘텀을 잃어버린 것으로 보입니다. 몇몇 기업들의 실적호조로만 지탱하기엔 전반적인 분위기가 많이 무겁습니다. 거기에 이번 주 다시 불거진 First Republic Bank 관련 뉴스들도 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기에 충분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유가가 긍정적인 전망을 가지기는 어렵습니다. 산업의 부진이 예견되면 당연히 기업들의 유류 소비도 줄어들 것이고, 그런 상황에서 일반 소비자들의 유류 소비나, 여행 관련 제트유 수요 상승도 기대하기 어려워집니다. 원유 가격이 경기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 이유입니다.

2. 다음 이유로는, 러시아 오일에 관한 것이 있습니다. 러시아 오일은 G7 국가들에 의해 일정 가격 이하의 가격으로만 거래할 수 있도록 하는 Price Cap 제도가 시행되어 있습니다. 이는 러시아에 대한 경제 제재 조치의 일환입니다. 러시아의 오일에 의한 외환 획득을 방해하면서, 오일이 부족한 나라들의 상황도 해결하는 좋은 조치인 것 같아 보입니다만, 사실 이미 그 아이디어가 나올 때 부터 관련 산업 종사자들은 실제로 영향이 거의 없을 것이라고 이야기가 나왔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