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백신 접종을 가로막는가-캘리포니아 백신 전쟁의 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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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1/18
   
shutterstock
   
지난 반세기 동안 인류는 예방접종으로 소아마비, 디프테리아, 홍역 등 수많은 전염병을 뿌리 뽑았다. 하지만 지난 십 년 동안 사라졌던 질병이 다시 나타나기 시작했다. 특히 백일해와 홍역의 재등장이 골칫거리다. 2014년 캘리포니아에는 백일해 환자가 거의 1만 명이나 발생했고, 이는 1947년 이후 가장 많은 발생 건수다. 입원 환자 중 200명 이상은 4개월 이하의 영아다. 2014년 12월, 캘리포니아 남부 디즈니랜드에서 발생한 홍역은 캘리포니아를 넘어서 미국 전체를 휩쓸었다.

예방접종으로 충분히 피할 수 있는 질병이 급증하자 놀란 캘리포니아 학부모 단체는 주 의회에 캘리포니아 예방접종 요건을 강화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주 상원의원 리처드 팬과 벤 앨런은 개인의 신념을 이유로 예방접종을 하지 않은 어린이가 등교하지 못하게 하는 법안인 ‘SB 277’ 초안을 마련했다. 어린이들 사이에서 전염병이 퍼지는 환경은 대부분 학교이므로 사립학교와 공립학교가 이 법안의 적용대상이 되었다. SB 277은 의학적 이유, 즉 백신에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키는 등의 경우에는 예외를 인정한다. 그러나 이제 종교나 신념을 이유로 예방접종이 안전하지 않다며 거부하는 행위는 허용되지 않는다.

2015년 2월, SB 277 심사가 주 의회 일정에 오른 순간부터 이 법안은 자유주의자, 종교계, 법조계의 거센 반대에 부딪혔다. 논쟁은 넉 달 동안 계속됐다. 찬성과 반대 양 진영은 단체를 조직하는 등 여러 활동을 펼쳤다. SB 277 찬성진영은 반대진영처럼 지지여론을 폭넓게 끌어내야 한다는 점을 인지했다. 예방접종에 감정적으로 동조하면서 동시에 과학적 확신을 심어주는, 사람들의 이성과 감성 모두에 효과적인 선전전을 벌였다. 찬성진영의 노력은 결실을 맺어 수천 명의 지지자와 반대자가 참석한 수많은 공청회와 열띤 공개 토론이 진행된 끝에 SB 277은 캘리포니아 주 하원과 상원을 통과했고, 주지사 브라운이 6월 마지막 날 법안에 서명하면서 효력을 발휘하게 되었다. 하지만 논쟁은 끝나지는 않았다. SB 277이 통과된 뒤 반대진영은 20만 명의 반대서명이 담긴 법안 폐기 청원서를 제출했다.

SB 277에 대해 발언하는 상원의원 리처드 팬 출처: Richard pan
   
   
예방접종 지지 선전전은 어떻게 사람들을 설득했는가?
   
1. 통계 전쟁
   
예방접종 같은 과학 문제의 변호를 위한 최전선은 물론 경험적 증거를 보여주는 것이다. 과학자와 공중보건 지지자는 백일해, 홍역처럼 예방접종으로 막을 수 있는 어린이 질병이 캘리포니아에 다시 나타나고 있으며, 이는 현저히 낮아진 예방접종률이 원인임을 입증하는 통계를 인용했다. 캘리포니아의 상황은 특이한 상황이 아니라는 점도 지적했다. 다른 주에서도 예방접종률이 낮아지고 있으며 이는 근절되었던 질병이 나라 전체에서 다시 창궐하는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사이언티픽 아메리칸Scientific American> 선임 편집자 마크 피셰티는 “많은 주에서 예방접종률이 안전한계선 이하로 떨어졌다. 부모들이 백신이 해롭거나 필요 없다는 근거 없는 말에 휘둘려 공립학교에 다니는 자녀에게 예방접종을 하지 않기 때문이다.”라고 지적했다.

예방접종 지지자들은 예방접종이 자폐증 같은 질병을 일으킬 수 있다는 반대진영의 주장에 관해서도 설명했다. 예방접종이 자폐증을 일으킨다는 주장은 전 세계에 퍼진 통념으로 1998년 영국 의사 앤드루 웨이크필드가 <란셋(Lancet)>에 출판한 악명 높은 ‘과학적 연구’에서 비롯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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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재에 비추어 보았을 때, 우리의 과학은 아직 원시적이고 유치한 수전에 머물러 있다. 하지만 그것은 우리가 가진 것 중에서 가장 소중한 보물이기도 하다." - 알베르트 아인슈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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