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은
홈은 · 15년차 집돌이
2022/07/27
 
평소에는 그냥 스쳐 지나가던 마을버스 정류장을 얼룩수 프로젝트 덕분에 사진 찍어가며 살펴볼 수 있었습니다. 보통 불평등을 이야기하는 기사나 글을 접할 때 종종 나와 너무 동떨어져있다는 느낌을 받아서 '불평등이 있다'라고 인지하고는 있지만 정확히 어느 부분이 어떤 방식으로 불평등하게 존재하는지, 내가 속한 구역에서는 어떻게 볼 수 있는지는 잘 모르는 경우가 많았거든요. 그런 점에서 이번 얼룩수 프로젝트는 녹지의 불평등 사례를 직접 관찰하고 고민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획이라고 생각합니다.

처음에는 녹지 불평등이 단순히 재정이 넉넉한 지역구는 가로수를 많이 심고 재정이 부족한 지역구에서는 안 심는 문제 정도로 생각했는데 촬영을 하면서 보니 녹지는 불평등할 수밖에 없겠더라고요. 애초에 녹지를 갖기 어려운 상태의 정류장이 있었습니다. 지역구가 아닌 하나의 노선 안에서도 지대가 높아질수록 대로변에서 멀어질수록 정류장 환경은 나빠졌습니다.

미드솜마르님께서 최적가용기법과 전과정을 말씀해주신 적이 있습니다. 최적가용기법은 오염 배출량과 에너지 소비량을 최소화하면서 경제성을 갖춘 환경관리 기술이라고 합니다. 현실을 생각해서 최대 효율을 따지며 타협하는 것을 최적가용기법이라 표현할 수 있을 것이고 지속가능성에 무게를 두어 지금 당장은 혜택이 눈에 보이지 않지만 종국에 가서는 모두에게 이로운 것이 전과정 평가라고요. 마을버스 정류장을 살펴보며 우리 마을의 정류장들은 전과정 평가가 아닌 최적가용기법으로 꾸려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시내 접근성이나 근린생활시설 접근성이 용이한 지역의 마을버스 정류장은 더 잘 꾸려져 있고 녹지 비율이 높거나 높아질 가능성이 있어 보였습니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편의시설 접근성이 떨어지는 지역의 정류장은 녹지는커녕 정류장 이용도 쉽지 않아 보였고요. 심지어 지역자치센터(근린생활시설 1종)도 접근성이 좋은 지역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에 고지대에 거주하는 사람들은 더 많이 걷거나 별도의 교통편을 이용해야 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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