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이 되면 속이 울렁... 나는 임차인입니다
2021/10/07
"나는 임차인(세입자)입니다."
'가짜 임차인' 논란도 일었고, 최근 부친 땅 투기 의혹으로 의원직을 사직한 윤희숙 전 국민의힘 의원 덕분에 유명세를 탄 표현이지만, 이 말은 한국에 사는 상당수 성인의 가슴에 수 놓인 표현일 겁니다. 세 들어 사는 사람, 빌려 사는 사람, 우리는 세입자니까요.
갑과 을, 그 사이의 어색한 공기
저희 집의 역사를 살펴보면 홀수년의 연초는 이사철입니다. 전세 계약 만료시점이 그때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짝수년 연말에는 공인중개사 사무실에서 집주인(임대인)을 만납니다.
세입자라면 부동산 사무실 안의 그 어색한 공기를 잘 아실 겁니다. 무미건조한 종이 쪼가리 상 갑(甲)은 '내가 엄청 선심 써서 살게 해준다'는, 뭔가 손해를 봤다는 표정으로 앉아 있죠. 반면 을(乙)은 '몇백만 원이라도 좀 깎아주시면 안 될까요, 제발'이라는 불쌍한 표정으로 갑의 등장에 허리 숙여 인사를 합니다. 2년 뒤 전세계약을 연장할라손 치면 갑과 을의 입장 차이는 더욱 명징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