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악 범죄, 우리가 놓치고 있는 것은?
범인의 스토리
언제부턴가 한국에서 강력 범죄가 발생하면 범인의 심리를 분석하는 '프로파일러'가 방송 전면에 등장합니다. 주로 '그것이 알고싶다' 등에 나오는 범죄심리학 전공 교수가 대부분입니다. 이들은 연쇄살인범의 범행 패턴을 분석해 또다른 희생자를 막는 분야에 특화된 전문가입니다.
'인물 스토리텔링이 먹힌다'는 측면에서 방송은 이들 전문가들을 좋아합니다. 범죄자의 성장 배경이나 심리적 단서를 바탕으로 추론하는 스토리텔링은 흡입력이 있고, 시청률도 잘 나오기 때문입니다. 저 또한 사건 뉴스를 진행항 때 프로파일러 교수 패널을 섭외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저 범인이 사이코패스인지 소시오패스인지 구분해달라고 요청하며 프로파일러의 덤덤한 이야기에 귀 기울이다 보면 시간이 훌쩍 흘렀습니다. 이분들이 능력있는 범죄 심리 전문가라는 점에서 이견이 없습니다.
그런데 우리 언론이, 또한 언론을 통해 세상을 바라보는 우리의 시선이 너무 범죄자 개인사에 머물고 있는 건 아닐까요?
범죄가 우려되는 환경
범죄학의 발상지 미국은 관점이 좀 다르다고 합니다. 범인 개인보다는 구조를 염두에 둔 범죄 예방 연구가 활발하다고 하는데요. 구조는 경제적인 구조부터 문화적인 구조까지 층위가 다양합니다. 여기서 말하는 미국 범죄학계의 주안점은 '환경' 차원의 구조를 가리킵니다.
미국 플로리다 주립대 범죄학·형사사법 대학 김영안 교수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범인의 심리 분석보단 '공권력을 어디에 배치했을 때 범죄 빈도가 줄어드는지'가 더 주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