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닥거린 가출

나철여
나철여 · 할미라 부르고 철여라 읽는다^^
2023/08/09
발끝으로 느껴지는 새벽공기가 다르다.
발끝으로 밀쳐 둔 홑이불을 슬그머니 끌어올려 열린 모공을 덮는다.

뭐든 마음 먹은 대로 되지 않은 나이가 되었기에 수긍도 빠르다.

어제 가출은 큰 맘 먹은 거리, 부산 다대포 해수욕장이었다. 아들이 근무하고 있는 부산이기도 하지만 친한 친구도 부산에 살고 있다. 차로 달리면 한 시간 남짓 한 다대포해수욕장이지만 지금 내 형편엔 가출 같은 결심을 하지 않으면 쉽지 않은 결정이다. 

부푼 마음으로 고속도로로 향해 가다가 고속으로 운전대를 다시 돌려야 했다.
며칠을 못 넘길 것 같다던 친한 친구의 모친이 어제 새벽에 돌아가셨다는 부고를 받았기 때문이다.
부산사는 친구도 부고소식에 급히 대구로 오는 중이라 했다.

대학동기 인 친구 여섯이 있다. 
친자매처럼 지낸 지 오래다. 두 살 많은 동기가 둘이고, 나머진 같은 나이지만 모두 자매처럼 지내는 친구들이다.

미국 애틀랜타에 하나, 호주에 하나, 싱가폴에 하나, 서울에, 부산에, 대구에 둘 이렇게 흩어져 사는 덕에 한동안은 지역마다 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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