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찌, 근데 모험이 뭐야? 재밌는 거야?"
"어. 쪼끔 무서운데, 재밌는 거야."
"무섭다고?"
"어. 근데 아찌랑 같이 가면 괜찮아, 하기 싫음 말고."
"아니야, 할래! 나 모험할래!"
연희 동네에는 계곡도 있고 들판도 있어서 모험 떠나기 좋았다. 그런 동네를 두고 모험하지 않는 것은 예의가 아니었기에, 명절에 우르르 모이는 날이면, 나는 부지런히 조카들을 데리고 길을 나섰다. 온통 신난 얼굴로 손에 손잡고 출렁출렁 걷다 보면 우린 집단 하이(high, 고양감)에 도달하여, 살짝 미친 사람들처럼 행복했다.
누가 뭔 말을 해도 웃겼다. 공기가 이미 웃겨지면 손을 쓸 방도가 없다. 이런 식으로 함께 미쳐 본 관계는 평생 서로를 그리워한다. 꼭 육친 관계일 필요는 없다. 처음 만난 사람과도 가능하다. 그래서 나는 누가 나를 웃겨주면 그게 너무 유의미해서, 오래 기억하는 습성이 있다.
육친 관계도, 사실 독서마저도 나는 인간들끼리 우정을 나누는 일로 바라본다. 이미 여러 번 말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