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범은 감시받지 않는다 : 넷플릭스 <인간 수업> 다시 보기

윤지슬
윤지슬 · 콘텐츠를 다루고 만듭니다
2023/09/01
넷플릭스 <인간 수업>


넷플릭스 드라마 <인간 수업>은 유령폰을 이용해 포주 노릇을 하는 남자 고등학생을 중심으로, 죄의식 없이 범죄에 가담하는 청소년들을 그린다. 고등학생은 지능적이고 조직적인 범죄를 저지를 수 있는 나이라 소년법의 적용도 받지 않는다. 더구나 성매매를 알선했다는 것은, 극에서 그려지듯 어떠한 배경이 있더라도 용인될 수 없는 일이다. 더 극한에 몰린 상황이더라도 보통 학생들은 그런 범행을 저지르지 않는다. 드라마의 주인공들은 정신과에 간다면 분명 '품행장애-미성년자에게는 인격장애라는 진단을 내릴 수 없으므로, 반사회성이 높은 미성년에게 내리는 진단-'라는 진단명이 붙을 법한 아이들이다. 그리고 이런 말을 쓴 것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드라마를 보며 내가 주목한 것은 악행을 저지르는 아이들보다는 그 뒤에 있는 어른들이었기 때문이다.
 
포주 노릇을 하는 남학생 '오지수', 그에 동참하는 여학생 '백규리', 그리고 포주의 정체를 모른 채 조건만남을 하는 민희는 같은 학교 한 학급이다. 이들의 담임은 소위 학생들과 격 없이 지내는 교사다. 아이들의 인권을 중요시하고, 나름대로 자상하고 이야기를 잘 들어주는 교사가 되고자 하는 스탠스도 취한다. 그러나 그는 아이들에 대해 아무것도 모른다. 지수가 양친이 떠난 집에서 혼자 산다는 것도, 자신의 학생들이 범죄를 저지르고 있다는 것도. 그는 지수에게 묻는다. 아버지 때문에 많이 힘드냐고. 아버지가 갑자기 전화해 아이가 울산으로 전학을 갈 것이라 말하고, 그것이 갑자기 취소되어도 더는 의문을 품지 않는다.

이 아이들의 잔혹한 비밀은 몇 차례 발각될 뻔한다. 그때마다 아이들이 '위기'를 '피해 갈 수' 있게 돕는 것은 이 사람 좋아보이는 담임교사다. 그는 자신의 학생들이 다른 교사에게 소지품 검사를 당하고, 경찰에게 질문을 받는 것을 적극적으로 막는다. 보호란 무엇이며, 책임감 있는 사랑은 무엇인가. 교육이란 무엇인가.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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