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아픈 날을 기다려야 하는 이유
저녁을 먹는데 아이가 갑자기 숟가락을 내려놓는다. 미간이 찌푸려지며 온통 밥맛을 잃은 표정이다.
"엄마, 나 입술을 깨물었는데 너무 아파."
"저런, 그거 밥 먹을 때마다 정말 아픈데. 며칠이나 됐어?"
"며칠 됐어. 어제는 아니고."
무심코 깨문 입술의 고통, 그 어떤 대단한 과오의 대가도 아니건만 우리는 그 날카로운 통증을 어떻게 얼마나 감내해야 하는지 익히 잘 안다. 연고를 바르기도 쉽지 않고 내복약을 먹으려 약국을 방문해도 약사의 반응은 신통치 않다. 특히 입병이 더욱 얄궂은 것은 그 통증이 곧바로 오지 않는다는 것이다. 깨문 입술의 상처가 주는 진짜 고통은 이삼일 후에나 찾아와 며칠 전의 부주의함을 질책한다. 3밀리도 되지 않는 고통이 짜고 매운 것을 먹을 때나 아니 물 한 잔을 마시는 일에도 30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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