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구석로맨스] 여자친구는 존재하지 않았다

조영주
조영주 인증된 계정 · 소설을 씁니다.
2024/01/15

넷플릭스 공식 홈페이지
   
넷플릭스에는 <말하지 못한 이야기> 라는 다큐멘터리 시리즈가 있습니다. 저는 최근 이 시리즈에 올라온 2부작 다큐멘터리 <여자친구는 존재하지 않았다>를 보았는데요, 상당히 충격적인 이야기였습니다. 
   
미식 축구 선수 멘타이 테오. 그는 우연히 페이스북으로 레네이라는 여자를 만납니다. 몇 번이고 메시지를 주고받다가 나중에는 전화통화를 하는 사이가 되었고, 서로 이야기를 하다 보니 공통점이 많아 자연스럽게 ‘만나지도 않은 상태’에서 사귀게 됩니다. 그런데 레네이는 조금 다른 점이 있었습니다. 레네이는 사실 여자가 아니라 남자, 이른바 ‘넷카마’였던 겁니다. 
   
레네이는 자신의 성 정체성을 고민하다가 페이스북에서 친구 사진으로 가상의 계정을 만든 후 남자들과 온라인데이트를 해왔습니다. 레네이는 가볍게 데이트를 하다가도 만나자는 말이 나오면 가차 없이 끊어냅니다. 멘타이 테오 역시 그런 사람들 중 하나였습니다. 그런데 레네이는 그만 멘타이 테오에게 푹 빠지고 맙니다. 일생의 사랑이라고 일컬을 정도로 관계가 너무 깊어져 끊을 수 없게 되었어요. 하지만 레네이는 남자니까 멘타이 테오를 만날 수가 없습니다. 고민하던 레네이는 극단적인 선택을 합니다. 자신이 죽었다는 거짓말을 한 겁니다. 
   
멘타이 테오는 이 일로 큰 충격에 빠집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이 충격에서 벗어나 멋진 미식 축구 선수로 자리매김합니다. 문제는, 매스컴이 이런 멘타이 테오의 비극적인 사랑을 마음에 들어 했다는 사실입니다. 매스컴은 그의 사랑을 끊임없이 재조명했습니다. 그를 모든 사람들에게 큰 반향을 일으키는 존재라고 추켜세웠습니다. 
   
가끔 너무 큰 관심은 독이 됩니다. 멘타이 테오도 그랬습니다. 매스컴이 ‘레네이가 존재하지 않았다’ ‘그가 남자였다’라는 사실을 알아내고 만 겁니다. 매스컴은 “정말 남잔 걸 몰랐느냐” “목소리를 들었으면서 의심도 못했냐” “사실은 다 알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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