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웅 서사와 민족적 기억의 재구성 - 비전향장기수를 다루는 소설의 의미

말랑파워
말랑파워 · 나는야 용소야 나만의 길을 가련다
2024/02/11
비전향 장기수 임방규의 삶을 다룬 자서전

영웅 서사와 민족적 기억의 재구성  - 비전향장기수를 다루는 소설의 의미

비전향장기수 주제 소설은 당 주도 하에서 계획적으로 생산된 정치적 기획(project)의 산물이었으며, 이 기획은 실상 망각된 역사와 역사의 매개자에 관한 기억을 지배적 역사 속으로 포섭하려는 노력의 일환이었다. 달리 말해 비전향장기수를 원형으로 한 소설쓰기는 실재(Real)를 상징적 의미로 만들어 상징계(The symbolic)로 진입시키고 내부의 통일성을 재구축하려는 현대판 신화 쓰기였던 것이다. 

물론 표면적으로 볼 때, 비전향장기수와 작가가 더불어 수행한 증언의 기록화 작업은 개별 주체의 기억을 통해 과거를 새롭게 조망하고 독해하려는 아래로부터의 역사쓰기이다. 그러나 개별 주체의 기억이 모두 ‘공식 기억으로서의 역사’ 안으로 포섭되기에, 이 포섭의 과정이 애초부터 기획된 것이기에, 이 역사쓰기는 정치적·문화적 산물, 가정된 글쓰기라 할 수 있다. 

실제로 몇몇 ‘메타소설’에서 드러나듯이 증언의 기록화 과정에서 비전향장기수는 적극적 발화를 요청받는가 하면, 이와 동시에 자발적 침묵을 종용받기도 했다. 개인의 기억이 민족 일반의 기억으로 추상화되어야 했기에, 다양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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