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자유로를 걷던 남자, 철조망 위에서 스러졌다 [로드킬 : 남겨진 안전모 1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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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12
시속 90km까지 속도를 낼 수 있는 자유로에서, 순간 졸음을 이기지 못한 대가는 처참했다.

운전자의 통제를 벗어난 흰색 칼로스는 도로를 벗어나 갓길 가드레일을 들이받았다. 차는 그다음으로, 갓길을 걷고 있던 김동현(가명, 당시 63세) 씨를 쳤다. 동현 씨가 부딪친 조수석 쪽 앞 유리가 반쯤 부서졌다. 허공에 튀어오른 동현 씨는 도롯가 윤형 철조망 위로 떨어졌다.

동현 씨는 응급실로 이송됐지만 다음 날 자정이 조금 넘은 시간, 결국 유명을 달리했다. 철조망엔 그날 신은 회색 양말 한 짝이 남았다. 2015년 10월 9일 오전 7시 30분에서 40분 사이, 경기 고양시 관할 자유로 이산포IC 부근에서 벌어진 사고다.

8년 전 동현 씨는 왜 이른 아침에, 일반도로도 아닌 고속화도로를 홀로 걷고 있었을까?
김동현(가명) 씨가 당한 교통사고 경위서에 실린 당시 사진 ⓒ윤재남

자유로는 동현 씨의 일터였다. 동현 씨는 이날 아침 형광조끼를 입고 한 손엔 집게를, 다른 손엔 쓰레기봉투를 들고 출근했다. 그는 도로 위의 청소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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