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랑이를 무분별하게 사냥한 대가

이완
이완 인증된 계정 · 각자도생에서 사회연대로
2023/08/06
산업화 시대는 권위적이었다. 윗사람은 아랫사람을 지도해야 했고, 아랫사람은 따라야 했다. 대표적으로, 아버지와 선생님은 종아리에 피멍이 나도록 청소년을 때릴 '의무'가 있었다. 얼굴도 모르는 동네 어른도 밑에 있는 사람을 이끌어야 할 책임을 짊어졌다. 온정적인 어른은 아랫사람 버릇을 망치고 사회를 위험에 빠뜨린다며 비난받았다. 윗사람의 훈육에 저항하는 아랫사람은 사회성이 없다며 배척당했다. 이런 식으로, 옛날 사람은 일상 속에서 폭력을 동반한 훈육을 통해 규범을 유지했다.

큰 권력은 자연히 부패했다. 힘 있는 윗사람과 아랫사람의 경계가 너무 뚜렸했던 탓에, 윗사람이 나쁜 짓을 해도 아랫사람은 저항할 수 없었다. 윗사람 사이에서는 실권을 잃은 윗사람을 무시하고 아랫사람을 착취하는 풍조가 퍼졌다. 아버지는 돈을 벌어 준다는 이유로 어머니와 자녀를 때렸고, 선생님은 부모 대신 아이들을 훈육한다는 이유로 돈과 선물을 요구했다. 모든 윗사람이 왕도를 걷지는 않으면서 왕처럼 행동했다. 유교 정신은 사라지고, 틀만 남았다. 그것도 뒤틀린 채로.

이제는 시대가 변했다. 정치를 넘어 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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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분별한 자기계발론과 자유방임주의에 맞섭니다. 법치국가와 사회연대를 결합하려는 자유주의적 사회주의자입니다. 더칼럼니스트 창간 1주년 기념 칼럼 공모전 당선 얼룩소 에어북 공모 1회차 선정 '함께 자유로운 나라' 출간 얼룩소 에어북 공모 6회차 선정 '좌업좌득'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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