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장은 진짜 기울어졌을까
우리 사회를 가장 뜨겁게 달구는 용어 하나를 꼽으라면, 아마도 ‘기울어진 운동장’이 아닐까 싶다. 이 말은 웬만한 분야의 현안을 비판할 때 동원하면 잠시나마 상대를 잠재울 수 있는 만능 치트키다.
그래서인지 요즘 이 말이 시도 때도 없이 불려 나오는 곳이 있다. 언론계다. 언론의 영향력 면에서 절대적 힘을 갖는 방송 분야를 쥐락펴락하는 방송통신위원회에 새 위원장이 들어섰기 때문이다.
새 방송위원장은 우리 언론의 기울어진 지형을 바로잡아야 한다고 취임하기 전부터 목소리를 높였다. 언론계의 지형이 진보 쪽으로 너무 기울어져 있어서 상대적으로 보수 입장이 적을 수밖에 없다는 거다. 얼핏 보아 그의 주장이 일리가 있을 것 같다. 정권의 이념에 따라 언제나 자기 편이 불리하다는 의미에서 ‘기울어진 운동장’ 타령을 늘 들어왔던 터여서 새로운 것도 없다. 하지만 진보 쪽 얘기를 들어보면 그 반대의 설명을 하고 있다.
나는 여기서 이 주장들이 옳으냐 그르냐를 따질 생각이 없다. 아니 따질 능력이 없다. 다만 그 ‘기울어진 운동장’이 과연 존재하기나 한 건가에 대한 의구심을 제기하려는 거다.
언론의 생명은 ‘중립성’이다. 이 말에 이의를 달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런데 방송통신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