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아이들 제대로 주사 맞는 날입니다. 생후 24개월 이후 2년 동안은 독감 백신을 제외하고는 백신을 맞을 일이 없다가, 4살이 되면 예전처럼 몇 개의 백신을 한꺼번에 맞아야 합니다. 이처럼 아이가 4살이 되면 꼭 소아과를 가야 하기 때문에, 미국도 4년 차에 검진이 있고, 한국에서도 3.5살~4살에 6차 영유아건강검진이 있습니다. 다만 미국에서 맞는 백신이 한국과 100% 동일하지는 않습니다. 저도 원래 한국의 예방접종일정표로 공부를 하다가 미국에 와서 이 차이 때문에 많이 헷갈려 했는데요, 그중 항상 어려웠던 부분이 4년 차 접종이었습니다. 오늘은 이 차이에 대해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예방접종 일정표. 의대를 다닐 때 외우고 또 외우다 자꾸 까먹던 그 표입니다. 하지만 이 일정표에 있는 백신을 하나하나 찬찬히 뜯어보면, 각 백신의 이야기를 알게 되고, 그러면서 조금 더 정리가 잘 되기 시작합니다. 예방접종을 통해 소아청소년과의 근본이 뒤바뀌었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대부분의 백신들이 예방하는 감염병들은 한때 치명적이거나 심각한 장애를 남기는 무서운 감염병이었습니다. 제일 먼저 대중화된 폴리오(소아마비) 백신은 1955년에 개발되었고, 4-50년 전만 해도 폐렴구균(1978년 개발)이나 b형 해모필루스인플루엔자(1985년 개발)에 대한 백신도 없어 수많은 아이들이 폐렴이나 뇌수막염으로 죽었습니다 [1]. 이런 굵직한 백신이 개발되면서, 21세기의 소아청소년과에서는 감염병 환자들이 급격히 감소하고, 아이의 정서와 발달, 안전 같은 부분에 더욱 중점을 두게 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