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부활절에도...

진영
진영 · 해발 700미터에 삽니다
2024/03/31
부활절이다. 1년에 딱 한 번 남편이랑 함께 미사에 참석하도록 약속이 되어 있는 날이다. 하느님이 부활하신 날인게 중요한지 남편을 끌고 성당에 가는게 중요한지 헷갈리는 날이다.
성탄절과 부활절 두 번은 가기로 약속했지만 일방적으로 약속을 파기하고 부활절만 가겠노라 선언을 한 터라 오늘 미사 참석에 실리는 비중이 그만큼 커져버린 것이다.

어제부터, 내일은 부활절이라 언질을 준 때문인지 남편은 아침부터 스스로 샤워를 하고 옷을 갈아 입고 나온다. 마치, 혼자서도 잘해요. 하는 어린이를 보는 느낌이다. 근데 옷차림이 저게 뭐람. 콤비 양복 윗도리라도 걸치면 좋으련만 청바지에 조끼 차림이다. 잔소리를 하고 싶지만 모처럼 스스로 나서는데 찬물을 끼얹고 싶지않아 꾹 참는다.

성당 안은 많은 신자가 몰린 탓에 보조의자를 복도까지 깔아놓았다.
"왜 이렇게 사람이 많아?"
"1년에 한 번 오는 사람까지 왔으니 당연하지요"
사람들 틈새 있는게 어색한지 남편은 유아방으로 들어가자고 했다. 유아방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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