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지면 새로운 시작이다.

천세곡
천세곡 · 남들과는 다르게 누구보다 느리게
2023/12/01

*사진출처: Photo by Ashkan Forouzani on Unsplash



다들 그렇겠지만 늘 휴대폰을 손에 쥐고 산다. 그랬던 내가 퇴사원으로 살아가는 이틀째인 오늘은 휴대폰을 어디에 두었는지 조차 까먹었다. 점심때가 한참 지나서야 문자 메시지들을 확인했다.

  액정을 터치하려는데 엄지 손끝이 까슬까슬하다. 무언가에 찍혔는지 액정 오른쪽 부분 깨져있었다. 깨진 부분이 얼마 안 되는 것 같아 그냥 쓰려는데 빛이 반사되면서 실금이 눈에 띄었다. 자세히 들여다보니 깨진 부분에서 시작한 금이 액정 전체로 퍼져있었다.

  천만 다행히도 깨진 것은 휴대폰 액정이 아니라, 액정을 덮고 있는 강화유리였다. 퇴사하자마자 목돈이 나갈 뻔했으니 진짜 큰일 날 뻔했다. 그런데 이 장면 어딘지 모르게 낯이 익다.

  9년 전이었다. 가을을 코앞에 두고 늦더위가 물러갈 무렵, 나는 이번에 관둔 회사에 지원을 했고 면접을 보았었다. 회사 건물이 지하철역에서 조금 떨어져 있어서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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