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나무위키이므로 ; 커뮤니티로서의 나무위키

김학준
김학준 인증된 계정 · 어쩌다 분석가
2023/12/30
개인적인 이야기부터 해보자. 내가 처음으로 위키에 맛을 들이기 시작한 것은 2008년이었던 것 같다. 당시엔 아직 나무위키는 커녕 그 전신인 엔하위키도 없어서(*있었다 하더라도 당시엔 정말 미미했었나보다) 한국어 위키피디아가 거의 전부였다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다시 말하지만 떄는 2008년, ‘집단지성’이라는 말이 유행처럼 번지는 시기였고, 위키피디아는 마치 아고라와 같이 집단지성의 상징과도 같이 받아들여졌다. 실제로 당시 강의를 하시던 교수님들도 <기여자>로서 위키 항목들을 채워나갔고, 본인 강의와 강의안에서도 그 항목을 참고하라고 당당히 기재했을 정도로- 집단지성이라는 순진무구한 희망이 널리 퍼졌던 것 같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나도 위키를 만났다. 이름하여 <엔젤하이로 위키>. 지금 우리가 보는 <나무위키>의 사실상 전신이자, 삭선처리, ‘카더라’ 따위의 나무위키식 추임새들이 만들어진 사실상의 본진을 만났다. 나는 굉장히 빠르게 몰입해갔고, 링크와 링크, 그리고 역링크를 따라다니며 진정 ‘지식의 바다’를 헤엄치는 기분을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잠시지만, 비회원상태로나마 역사표제어에 대한 기여를 하곤 했다.  

그 엔하위키가 어쩌다가 나무위키가 됐는지는 그것만으로도 긴 서술이 필요할테니 따로 논하지 않겠다. 다만, 엔하위키가 사라진 자리에서 잠시 난립하던 위키판을 나무위키가 단번에 정리해버린 사건이 있었음을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2015년 이른바 ‘slr클럽 소모임 성인정보 자료실 사건’으로 인해, 또한 이른바 ‘2015년 여성시대 대란’이 발생한 시점에 사건의 경과를 나무위키에 꼬박꼬박 적어올리던, 그리하여 스스로를 ‘사관’이라 정체화했던 일이 있었다.(*우습고도 잔망스럽게 들리겠지만 ‘사관은 논한다’따위의 글이 있기도 했다.) 

여하간에- 2015년 이래 나무위키는 실로 거대한 영향력을 가진 <위키>사이트가 됐다. 어떤 항목을 구글링 하든 간에, 가장 윗줄에는 나무위키의 표제어가 검색된다. 어떤 지식이든, 최근에 논란 또는 트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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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일베들의 시대 작가, 트위터 Paledot(@GheemHakj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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