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을 덖다 박위훈
2024/05/09
계간 문예감성 2019봄 19호
봄을 덖다
박위훈
문수산 하산길
신발 끈을 조여도 봄의 중심의 앞으로 쏠려
발 디딜 때마다 발가락 끝이 아프다
뒤로 걷는 걸음이 노란 물똥을 지렸던
유년의 하굣길이다
몇 발 딛다 뒤 한 번 보고 다시 딛다
또, 돌아보는
봄이 살갗이 곪아 화끈거린다
산비알 생강나무도
팔뚝마다 노란 물집이 터져 아프긴 매한가지
길 멈춰 알싸한 내음 한 소쿠리 채우니
붉새가 코앞이다
이맘때면 나는 저 울혈의 사연을 덖느라
손가락에서 물집이 자란다
한소끔 찐 잔가지도 그늘에 말려 향을 쟁였다
첫 물차에 마음속 응어리마저 풀어지며
깨금발로 흐르는 봄
#계간 문예감성 2019봄 19호
#봄을 덖다
# 박위훈
#이윤희 시인 옮김
봄을 덖다 제목 부터가 신선해서 자꾸 눈길이 가는 작품이다
봄을 덖다
박위훈
문수산 하산길
신발 끈을 조여도 봄의 중심의 앞으로 쏠려
발 디딜 때마다 발가락 끝이 아프다
뒤로 걷는 걸음이 노란 물똥을 지렸던
유년의 하굣길이다
몇 발 딛다 뒤 한 번 보고 다시 딛다
또, 돌아보는
봄이 살갗이 곪아 화끈거린다
산비알 생강나무도
팔뚝마다 노란 물집이 터져 아프긴 매한가지
길 멈춰 알싸한 내음 한 소쿠리 채우니
붉새가 코앞이다
이맘때면 나는 저 울혈의 사연을 덖느라
손가락에서 물집이 자란다
한소끔 찐 잔가지도 그늘에 말려 향을 쟁였다
첫 물차에 마음속 응어리마저 풀어지며
깨금발로 흐르는 봄
#계간 문예감성 2019봄 19호
#봄을 덖다
# 박위훈
#이윤희 시인 옮김
봄을 덖다 제목 부터가 신선해서 자꾸 눈길이 가는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