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사장님은 '왕소금'을 닮지 말라

김형민
김형민 인증된 계정 · 역사 이야기 좋아하는 50대 직장인
2023/11/19
어헛 동문 선배였구나 
.
부산 지명에는 조선 시대의 관가(官家)와 연결되는 지명들이 몇 개 남아 있다. 대표적인 것이 부산 수영구(水營區)와 부산진구(釜山鎭區)다. 서울 사람들은 수영구가 수영할 데 많아서 수영구 아닌가 하지만 이 이름은 경상좌수영에서 왔다. 서울의 임금 보기에 왼쪽, 즉 낙동강 이동의 지역, 부산포부터 영덕에 이르는 해역의 수군을 지휘했던 경상좌수영 말이다. 
.
부산진구는 일본을 상대하는 최전방 군사 요새라 할 부산진(鎭)에서 왔다. 임진왜란 발발 당시 첫 전투가 벌어졌던 곳이 부산진이었다. 부산진첨사 정발은 급작스런 대군을 맞아 결사항전했다. 전투는 길지 않았지만 일본군은 조선군의 맹렬한 저항에 당황한다. 이 전투를 지휘한 소서행장의 부하 마쓰라 시게노부는 후일 조선 사람들에게 이렇게 말한다. “우린 부산진에서 이미 절망했소.” 즉 압도적인 전력차 앞에서도 쉽게 무릎꿇지 않는 부산진 병사와 백성들을 보며 호락호락한 전쟁이 되지 않으리라는 불길한 예감을 했다는 뜻이겠다. 
.
부산진순절도
부산진구 안에는 여러 고등학교가 있었다. 지금은 인문계로 바뀐 부산상고는 일단 논외고 하초읍에 있는 부산진고등학교는 공립으로 좀 동떨어진 느낌이었다. 지금이야 부산의 핫플레이스로 명성을 떨치지만 3~40년 전에는 ‘전두환이 포기한 동네’로 유명헸던 전포동 서면 일대에서 대충 배정되는 학교 세 군데가 부산동고등학교, 부산 동성고등학교, 그리고 부산 가야고등학교였다. 나는 가야고등학교를 나왔다. 
.
모르긴 해도 아마 이 세 학교 출신으로 서울로 유학(?) 온 사람들이라면 ‘서울 기수’는 비슷할 것이다. 내가 1988년 졸업, 88학번으로 ‘11기’인데 언젠가 만났던 부산진 지역 학교 출신들도 자신들아 ‘11기’라고 했다. 전설에 따르면 이것은 고 박정희 대통령 자제인 박지만 선생 덕분이다. 그분이 고등학교 가던 무렵 고등학교 평준화가 단행됐다는 전설이 면면한 것이다. 역으로 말하면 평...
김형민
김형민 님이 만드는
차별화된 콘텐츠, 지금 바로 만나보세요.
이미 회원이신가요? 로그인
사학과는 나왔지만 역사 공부 깊이는 안한 하지만 역사 이야기 좋아하고 어줍잖은 글 쓰기 좋아하는 50대 직장인입니다.
273
팔로워 3.5K
팔로잉 38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