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를 위한 '서울, 마이 소울'

허남설
허남설 인증된 계정 · 집과 동네, 땅에 관심 많은 기자
2023/08/31
서울시가 최근 공개한 <SEOUL, MY SOUL>은 괜찮은, 적어도 이전 <I·SEOUL·U>보다는 훨씬 나은 슬로건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이런 평가가 무슨 의미가 있을지는 잘 모르겠다. 도시 슬로건이 무엇인지는 대다수 시민과는 별 상관없는 일이니까. 그 슬로건을 종일 머리에 이고 사는 것도 아니고, 늘 다니는 길에서 눈에 밟히는 것도 아니다. <I·SEOUL·U>는 분명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드는 슬로건이지만, 그렇다고 모파상이 에펠탑 대하듯 그 조형물을 극구 피하려고 애쓸 이유까지는 없다. '너와 나의 서울(I·SEOUL·U)'이든 '마음이 모이면 서울(SEOUL, MY SOUL)'이든 그게 대체 나와 무슨 상관일까? 어차피 한글도 아니고 영문인데.
ⓒ서울시
그런 슬로건을 굳이 2002년 <HI, SEOUL>에서 2015년 <I·SEOUL·U>로, 2023년 다시 <SEOUL, MY SOUL>로 자꾸 갈아치우는 데는 나름 명분이 있을 테다.

<HI, SEOUL>은 우리나라가 일본과 함께 월드컵을 개최한 그 해 탄생했다. 2007년 서울시는 <HI, SEOUL>에 <SOUL OF ASIA>라는 슬로건을 추가했는데, 그 이유는 '외래관광객 1,200만명 달성'이었다. <I·SEOUL·U>를 만들 때는 '관광객 2,000만명'으로 목표를 좀 더 높여 잡으며 '세계 3위 국제 MICE 도시'가 되겠다고 했다.

그럼 <SEOUL, MY SOUL>은? '글로벌 탑5 도시 도약'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입버릇처럼 강조하는 게 '도시 경쟁력'이다. '탑5'가 목표라는 건 빌보드처럼 뭔가 차트가 있다는 얘기다. 그는 여러 인터뷰를 통해 자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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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에서 건축을 배우고 건축회사를 다니다 갑자기 기자가 되었습니다. 책 <못생긴 서울을 걷는다>(글항아리•2023)를 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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