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전 대통령이 돌아봐야 할 것들

문경환
문경환 · 기자, 출판인
2024/06/18
문재인 전 대통령이 집권 기간 외교안보 분야를 돌아보는 회고록 『변방에서 중심으로』가 5월 18일 공개됐다. 
   
문재인 정부에서 국가안보실 비서관과 외교부 1차관을 지낸 최종건 교수와의 대담 형식으로 정리된 이 책에는 남북정상회담, 한미정상회담, 북미정상회담과 관련해 언론에 공개되지 않은 여러 뒷얘기가 담겨 있다. 
   
책장을 넘기다 보면 아쉬운 지점이 한둘이 아니다. 
   
역대 정권 최초로 남북정상회담을 세 차례나 진행했고(그것도 2018년 한 해에만), 북미정상회담 성사라는 유리한 조건도 갖춰졌지만 그에 비해 남북관계에서 이룬 성과는 왜소해 보인다. 
   
물론 두 개의 남북정상선언과 9.19남북군사합의 등 굵직한 성과가 있다고 할 수도 있지만 합의라는 건 이행이 되었을 때 의미가 있을 뿐 그렇지 않으면 종잇장에 불과하다. 
   
문재인 정부 임기가 끝날 때까지 이행된 합의 조항은 많지 않았다. 
   
그리고 결국 정권이 바뀌고 2년 만에 모든 합의들이 실질적으로 폐기되고 말았다. 
   
문재인 정부가 남북관계에서 성과를 내지 못한 이유는 대미 의존성 때문이다. 
   
▲ 2018년 5월에 열린 한미정상회담의 한 장면. © 청와대
   
문재인 전 대통령은 책에서 “미국은 초강대국이니까요. 자기들 하고 싶은 대로 할 수 있죠”라고 했다. (270쪽) 
   
미국에 결정적인 힘이 있고 한국은 그에 따를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강했던 듯하다. 
   
이런 이유로 2019년 하노이 북미정상회담이 합의 없이 끝나고 그 후 북미대화도 진전이 없자 문재인 정부는 남북관계에서 뭔가를 더 추진하지 못했다. 
   
물론 책에서는 북미관계가 안 풀려도 한국이 독자적인 노력을 해야 한다는 원론적인 이야기를 하였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지금 상황은 남북관계 발전이 북미관계의 발전과 함께 가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죠. 그래서 우리로서는 남북관계 발전을 위해서 북미관계 발전을 견인해 가야 하는데, 미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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