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침내 알려진 진실... 원자로 훼손 수습하다 숨진 군인들

김성호
김성호 인증된 계정 · 좋은 사람 되기
2024/01/03
한때 사람들은 지구에 쓸 만한 에너지는 얼마 되지 않는다고 여겼다. 끝없이 열을 내뿜는 태양과 달리, 지구는 그저 차갑게 식어 있는 돌덩어리에 불과하다는 이야기였다.
 
그러나 과학의 발전은 이전과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세상을 돌아보게 했다. 원자핵을 쪼개고 또 합치는 과정에서 어마어마한 에너지가 방출될 수 있음을 알게 된 것이다. 지구엔 인간이 상상도 못할 에너지가 잠재돼 있고, 중요한 것은 그 에너지를 어떻게 끄집어내느냐의 문제가 되었다.
 
원자력은 인류에게 희망과 절망을 동시에 가져다주었다. 기존의 화석연료와는 비할 수 없는 효율로 에너지를 얻을 수 있는 길을 열어주었고, 일본 히로시마와 나가사키 사례에서처럼 인류를 절멸시킬 수도 있는 위험이 되기도 했다. 또한 체르노빌과 후쿠시마의 경우에서 보듯이 원자력 발전에도 위험은 상존했다. 오류를 제 때 바로잡지 못한다면 수습이 불가할 정도로 문제가 번지는 모습을 두 참사가 보여줬던 것이다.
 
▲ K-19 위도우메이커 포스터 ⓒ 파라마운트 픽처스

원자력 발전이 불러온 바닷속 참사

원자력 발전에 문제가 생긴 건 위 두 사례만이 아니다. 위 두 사례가 세상에 널리 알려졌을 뿐, 원자로가 훼손되고 방사능이 누출돼 노출된 사람들이 죽어나간 경우가 몇 차례 쯤 더 있었던 것이다. 그중 한 사건이 1961년 소련의 원자력 잠수함 K-19의 노심융융 사태다. 냉각수를 넣지 못해 핵 연료봉이 과열되고 녹아내려서 방사능이 유출된 사례로, 후쿠시마 원전 사고의 작은 버전이라 생각해도 좋겠다.

잠수함 승조원 여럿이 노심에 접근하여 용접작업을 한 끝에 사태를 겨우 수습하긴 했으나, 피폭된 이들 여럿이 죽음을 맞았고 적잖은 수가 후유증을 앓았다고 전한다. 냉전이 지속되는 내내 소련에선 이를 쉬쉬했으나, 소련이 해체된 뒤 마침내 세상에 알려진다.

K-19은 여러모로 소련엔 의미 깊은 함정이었다. 기존의 잠수함은 어뢰를 통해 적 선박과 잠수함을 격침시키는 전술무기로써 활용되던 무기인데 반하여, 잠수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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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평론가, 서평가, 작가, 전직 기자, 3급 항해사. 저널리즘 에세이 <자주 부끄럽고 가끔 행복했습니다> 저자. 진지한 글 써봐야 알아보는 이 없으니 영화와 책 얘기나 실컷 해보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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