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 탄식 그리고 새창조(막 7:31-37)
2024/03/26
침, 탄식 그리고 새창조(막 7:31-37)
가끔은 이런 생각을 해봅니다. 세상이 새롭게 시작되면 좋겠다, 세상은 아니더라도, 적어도 내 인생이 다시 한 번 주어지면 어떨까. 그런 생각을 해 본 적 있으신가요? 언제 이런 생각을 하게 되죠? 지금 삶이 참 고단하고 힘들 때가 아닐까요?
아직까지 모기가 있어서 지난 주에도 영락없이 물렸습니다. 손가락이 물렸는데 아침에 일어나니 살짝 부어 있었습니다. 그리고 살짝 가려웠습니다. 혼자 있을 때 모기 물린 곳이 가려워지자 무의식적으로 손가락을 입에 가져가 침을 뭍히는 저의 모습을 발견하였습니다. 어렸을 때 배운 행동이 이 나이에도 이어지는 것을 보면 세 살 버릇 여든 까지 간다는 말이 맞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게 단순히 어렸을 때 배운 민간 요법이었을까요? 아니면 진짜 효과가 있는 것일까요?
예수께서는 두로에서 헬라의 수로보니게 여인의 귀신 들린 딸을 고쳐 주셨습니다. 여인이 자기 딸에게서 귀신을 쫓아내 달라고 간청하였을 때 예수께서는 당혹스러운 말씀을 하셨습니다. “자녀들을 먼저 배불리 먹여야 한다. 자녀들이 먹을 빵을 집어서 개들에게 던져 주는 것은 옳지 않다”(7:27). 이런 말을 들으면 정말 자존심이 확 상해서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거기를 떠났을 것입니다. 그런데 여인은 전혀 밀리지 않고 당당하게 대답했습니다. “주님, 그러나 상 아래에 있는 개들도 자녀들이 흘리는 부스러기는 얻어먹습니다”(7:28).
저는 이 여인의 당당함이 맘에 듭니다. 이런 당당함이 어디서 오는 것일까요? 원래부터 주어진 여인의 성격일 수 있겠습니다만, 그보다는 여인이 예수의 성품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생기는 자신감이 아니었을까요? 그동안 예수께서 어떻게 사역해 오셨고, 병든 자, 귀신 들린 자를 어떻게 고쳐 주셨는지를 알고 있다면 말입니다. 예수께서는 6장에서 오병이어로 오천명을 먹이셨습니다. 이 때 오 천명은 이스라엘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리고 갈릴리를 떠나 두로라는 이방 땅에 오셨고, 이곳에서 수로보니게 여인을 만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