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한 길고양이의 흔한 죽음
대개 7시 20분쯤 시작하는 나의 출근길은
집에서부터 대략 15분 거리 정도의 짧은 거리이다.
그 출근길엔 별 생각을 다한다.
어제 속썩인 민원인 녀석,
어제에 이어 오늘 해야할 공문 처리,
지금 흘러 나오는 캐롤 원곡자는 자살을 했다지,
디카페인 커피엔 정말 카페인이 없을지,
생각만 해도 증오가 시전되다가
이내 그 미움마저 잊고 마는 인간들 등등.
바꿔 말하면, 별 생각을 하진 않는다는 말과도 같다.
그 출근 길에서 어느 날은
까만 고양이의 죽음을 목격했다.
나는 유독 작고 여린 것들의 고난에 취약하다.
여행 가방에 들어가 뜨거운 드라이 바람에
생을 다한 어린 목숨이나,
추운 겨울에 베란다에 묶여 똥오줌을 흘리다가
숨을 거둔 어린이나,
서해바다의 누런 물 속에서
교육활동이라는 이름으로 행해진 방심의 결과로
바다의 혼이 돼 버린 어린 청년들의 이야기...
![](https://alook.so/assets/hurdle-bg-1799b769f63897f591a4ec02ca099354308b8484ea688c711bd739afa0683c96.p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