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위에 발자국] 환자의 밥은 누가 짓는가: 돌봄 공백과 젊음
2023/02/23
사람이 하루를 살고 일 년을 사는 일은 절로 되지 않는다. 한 개인이 일상을 영위하기 위해서는 밥을 짓고, 식사를 치우고, 화장실에 다녀오고 쓰레기를 비우는 일이 필요하다. 대개는 의식을 하지도 못한 채 스스로를 위해 이런 일을 해낸다. 그러다 병이 찾아오면, 사람이 늘 일인분만큼 역할을 하고 나를 책임질 수 있는 것이 아님을 알게 된다. 이런 순간에 우리에겐 돌봄이 필요하다. 그러나 우리 사회는 아직 간병과 돌봄의 책임을 개인에게 많이 맡기고 있다. 그리고 특별히, 젊은 만성질환자들은 다른 영역에서 그러하듯 돌봄의 영역에서도 언급조차 드문 사각지대에 놓여있다.
인생을 긴 단위로 쪼개어본다. 앓는 병의 특성에 더한 개인적 특질들로 나는 몇 년 간 버겁게라도 일상생활을 하며 지내고 나면 몇 년은 꼼짝도 못하고 앓기를 반복해왔다. 문제는 뒤에 언급한 몇 년이 문자 그대로 ‘꼼짝도 못하는’때가 대부분인 시기라는 점이다. 그리고 놀랍게도, 그런 상황에서도 생명은 지속된다. 그러다보면 아주 곤란한 순간이 많다. 마냥 굶을 수는 없으니 식사를 해야 하고 살아있으니 화장실도 가야하고 아프면 약도 먹어야 하는데 이런 일들이 높은 산을 오르는 것 마냥 힘겹고 때로는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몸을 움직이면 금세 숨이 차고 열이 오르면서 구토가 난다. 억지로 참으면 몇 분의 노동을 더 버틸 수야 있지만 결국 그만큼 정직하게 병세가 심해지고 만다. 더 문제는 상태가 심각할 때면 땀에 젖은 옷을 갈아입거나 구토를 하러 화장실에 가기조차 어렵다는 것이다. 나는 이런 상황에서 보호자가 없이 사는 일을 오래 해왔다. 가까운 사람들도 이 문장의 의미를 다 알지 못한다. 사람들은 내가 정말 그런 상황이라면 어째서 나라에서 도움을 주지 않는지, 그럼 나는 대체 어떻게 살아남...
인생을 긴 단위로 쪼개어본다. 앓는 병의 특성에 더한 개인적 특질들로 나는 몇 년 간 버겁게라도 일상생활을 하며 지내고 나면 몇 년은 꼼짝도 못하고 앓기를 반복해왔다. 문제는 뒤에 언급한 몇 년이 문자 그대로 ‘꼼짝도 못하는’때가 대부분인 시기라는 점이다. 그리고 놀랍게도, 그런 상황에서도 생명은 지속된다. 그러다보면 아주 곤란한 순간이 많다. 마냥 굶을 수는 없으니 식사를 해야 하고 살아있으니 화장실도 가야하고 아프면 약도 먹어야 하는데 이런 일들이 높은 산을 오르는 것 마냥 힘겹고 때로는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몸을 움직이면 금세 숨이 차고 열이 오르면서 구토가 난다. 억지로 참으면 몇 분의 노동을 더 버틸 수야 있지만 결국 그만큼 정직하게 병세가 심해지고 만다. 더 문제는 상태가 심각할 때면 땀에 젖은 옷을 갈아입거나 구토를 하러 화장실에 가기조차 어렵다는 것이다. 나는 이런 상황에서 보호자가 없이 사는 일을 오래 해왔다. 가까운 사람들도 이 문장의 의미를 다 알지 못한다. 사람들은 내가 정말 그런 상황이라면 어째서 나라에서 도움을 주지 않는지, 그럼 나는 대체 어떻게 살아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