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히는 창


 아마도 최근에 제가 가장 열심히 인용하는 연구가 있다면 1972년 MIT가 세계 석학들의 모임인 로마 클럽의 의뢰를 받아 수행한 인류 문명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연구입니다. 그 결과물이 당시에 3천만부 이상 팔린 '성장의 한계들(The Limits to Growth'인데, 연구진들은 제한된 자원을 인류가 남용하고 있으며 그로 인해 21세기 중반에 문명의 정점을 찍고는 쇠퇴할 것으로 예측했습니다.

 그리고 작년 KMPG의 연구원인 Gaya Herrington이 '성장의 한계들'에 사용되었던 World3라는 모델에 최근의 데이터를 넣었더니, 인류는 1972년의 예측을 거의 그때로 따라가서 2040년이면 문명의 정점(인구, 산업 및 식량 산출물)을 찍고 쇠퇴할 것으로 예측이 되었다고 합니다.

 Gaya는 현재 데이터 그대로 진행되는 BAU, 더 나은 기술 등으로 자원을 추가 발견하여 자원 매장량을 두배로 추정한 BAU2, 인류가 다양한 자원 고갈 및 극단적인 자연환경에 적응하는 기술을 성공적으로 개발하는 CT, 기술 개발 뿐만 아니라 사회적 요소를 고려하여 지나친 성장은 자제하고 웰빙에 집중하는 SW 네 가지 시나리오를 제시하였는데 SW 시나리오를 제외하고는 그다지 핑크빛은 아닙니다.

 BAU는 자원고갈로 인해 2040년 이후로 인류 문명이 후퇴, BAU2는 폭주하는 환경 오염과 기후변화 등으로 2050년부터 급격한 인류 문명 붕괴, CT는 2050년 경에 큰 위기를 겪은 후 아슬아슬하게 문명을 유지하는 정도입니다. 어찌 되었든 우리가 20세기에 경험했던 성장 일변도와는 크게 거리가 먼 모습이죠.

 SW 시나리오는 2020년부터 성장이 급속도로 둔화되고, 2050년대 전후로 한번의 식량/환경 위기가 찾아오지만 그 이후로도 꾸준히 우상향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만 현재까지 데이터와 가장 거리가 먼 시나리오라고 합니다. 지금대로라면 BAU2거나 CT 시나리오일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하네요.

 대부분의 시나리오에서 가장 중요한 분기점은 지금부터 2040년까지입니다. 만약 인류가 그 이전까지 유의미한 변화를 이룩한다면 인류는 오래도록 발전하거나, 아니면 최소한 지금과 같은 수준을 유지할 것입니다만 그게 아니라면...우리가 봐왔던 수 많은 미래 디스토피아 영화들은 현실이 되겠죠.

 인류가 인류의 미래를 선택할 수 있는 시간은 이제 얼마 남지 않았고, 유의미한 변화를 만들어 낼 수 있는 창은 빠르게 닫혀가고 있습니다. 이제 우리는 우리의 미래를 오염으로 멸망한 지구를 버리고 기술천국으로 떠나가는 Wall-E와 극단적인 빈부차가 존재하는 블레이드 러너 2049, 그리고 완전히 초토화된 매드맥스 : 분노의 도로 사이에서 빠른 선택을 해야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