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3/17
민주주의의 수준을 양적 데이터로 계량화, 수치화하는 것은 전반적인 민주주의적 가치가 사회 관습이나 제도로 얼마나 정착되어 있는가를 가늠하는 하나의 밑그림은 될 수 있겠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이런 결과물에도 어느 정도 주관이 들어가 있다는 점은 주의해야겠습니다.
프리덤 하우스는 미국 정부에서 자금을 대는 비영리단체입니다. 개인적으로는 민주주의를 평가하는 기준이 지나치게 편향되었다고 보지는 않지만, 적어도 그 가치를 매기는 기준은 분명히 어느 정도는 미국적 관점이 들어가 있습니다. 민주주의나 인권을 주제로 국제적 영향을 미치는 비영리 단체 중 미국정부나 의회의 후원을 받기 때문에 국제적 영향에 있어서도 논란이 되어왔습니다. 요즘 한창 이슈로 떠오른 우크라이나에 대해 과거 프리덤하우스 등을 통해 친서방 대통령 후보인 유셴코를 대놓고 지지하는 등 미국 정부가 설정하는 특정 대외관계에 대한 시각이 그대로 반영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한 연구에서는 실제로 프리덤 하우스가 매기는 민주주의 수준이 상당히 편향되어있다는 것을 증명하며, 특히 미국의 동맹국들에 대해 좀 더 후한 점수를 매기는 경향이 있음을 발견하기도 했습니다(Steiner, 2014).
또 다른...
프리덤 하우스는 미국 정부에서 자금을 대는 비영리단체입니다. 개인적으로는 민주주의를 평가하는 기준이 지나치게 편향되었다고 보지는 않지만, 적어도 그 가치를 매기는 기준은 분명히 어느 정도는 미국적 관점이 들어가 있습니다. 민주주의나 인권을 주제로 국제적 영향을 미치는 비영리 단체 중 미국정부나 의회의 후원을 받기 때문에 국제적 영향에 있어서도 논란이 되어왔습니다. 요즘 한창 이슈로 떠오른 우크라이나에 대해 과거 프리덤하우스 등을 통해 친서방 대통령 후보인 유셴코를 대놓고 지지하는 등 미국 정부가 설정하는 특정 대외관계에 대한 시각이 그대로 반영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한 연구에서는 실제로 프리덤 하우스가 매기는 민주주의 수준이 상당히 편향되어있다는 것을 증명하며, 특히 미국의 동맹국들에 대해 좀 더 후한 점수를 매기는 경향이 있음을 발견하기도 했습니다(Steiner, 2014).
또 다른...
민주주의는 수치로 측정할 수 있는가의 문제는 저도 늘 고민이 되는 지점입니다. 기업에서 "측정 수치"로 이야기하는 일을 주로 하다보니, 계량 지표가 눈에 들어 오기도 합니다. 마케팅 할배 피터 드러커가 "측정할 수 없는 것은 관리할 수 없는 것이고, 관리가 안되면 개선이 안된다"는 이야기를 신봉하기도 하였지요.
그러다 시간이 가고 생각해 보니 "민주주의"를 너무나도 "자본주의"와 연동해 고려한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계측되는 지표가 있어야 하고, 그 기반의 합의가 시스템을 구축한다고 생각했던 것이지요. 사실 일상이라는 것은 깊은 숨결에도 좌우로 요동치는 민감한 체중계 처럼 고정값이 없을지도 모르는데 말이지요.
콕 찝은 한 점으로 측정되야 하는 강박은 자본주의의 영향과 디지털 시대의 압박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드네요. 그래도 무언가 연구되고 살펴볼 기준은 필요하겠지요. 그래서 계측된 지표는 유효하다 생각합니다. 다만, 곁들여 설명하고 논의하는 보다 친절한 말과 글이 있다면 더 좋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측정된 숫자보다 그 말과 글이 더 가치있는 인사이트가 될지도 모르니까요.
이곳에서 그런 분들의 노력이 보이고, 좋은 글과 말이 있어 참 좋은 것 같습니다.
또 다른 의견의 글 잘 읽었습니다.
김재경님, 최태현님 댓글 감사드립니다~
데이터를 불신하자도, 질적 가치가 우선된다도 아닌
다양한 관점의 폭으로 현상을 바라보는 차원에서 공유해보았습니다.
얼룩소의 장점이 여기에 있는듯 하네요:)
프리덤 하우스와 V-Dem은 성격이 좀 다른 데이터라고 생각하지만, 결국 인간이 만들고 평가하기 때문에 편향이 생길 수 밖에 없겠죠. 머신러닝과 AI의 구성 요소인 알고리즘마저 인간의 편향이 들어가는 시대에, 말씀하신대로 인간이 개입되는 지표에서 해석의 문제는 항상 경계해야 합니다.
그래서 제가 처음 쓴 글에서도, 지표상 민주주의지만 세부 영역 - 국회의원 간의 양극화, 시민 간의 양극화 문제 등 다양한 부분에서 한국 사회에 여전히 문제가 많음을, 또 다시 V-Dem에 있는 지표를 활용해 설명한 바가 있습니다. '와 민주주의야!'라고 해서 안심하면, 민주주의 후퇴(Backsliding ,autocraticization)이 일어나는 건 순식간이니까요.
프리덤하우스 지수에 관해 상세히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는 브이뎀 지수 중심으로 글을 쓰다 보니, 프리덤하우스 내용은 부족했는데, 서준수 얼룩커님 덕분에 많이 배우고 갑니다.
서준수 얼룩커님이 마지막에 써주신 내용은 이 글을 쓸 때부터 고민했던 부분입니다. 저는 우리가 현실에서 체감하는 민주주의의 질적인 가치를 '민주주의 지표'가 반영하는지 의문입니다.
문득 든 생각입니다만, 한국이 87년 민주화 이후 절차적 민주주의를 제대로 운영하는 데 20년 정도가 걸렸다고 생각이 드네요. 군사 독재 등 '절차적 민주주의'조차 지켜지지 않은 지난 나날을 볼 때 이 정도면 빠르게 민주주의 규범을 확립했다고 여러 곳에서 평가하는 듯 하고요.
그와 별개로, 지난 5~10년 간 벌어진 미투운동, 여성 정치참여 확대에 관한 목소리, 직장 내 갑질 등의 사회 문제는 일상 속 민주주의가 자리 잡아 가는 과정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향후 정치에서 조율하고 합의할 문제도 이런 '일상 민주주의'가 아닐까 싶습니다.
프리덤하우스 지수에 관해 상세히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는 브이뎀 지수 중심으로 글을 쓰다 보니, 프리덤하우스 내용은 부족했는데, 서준수 얼룩커님 덕분에 많이 배우고 갑니다.
서준수 얼룩커님이 마지막에 써주신 내용은 이 글을 쓸 때부터 고민했던 부분입니다. 저는 우리가 현실에서 체감하는 민주주의의 질적인 가치를 '민주주의 지표'가 반영하는지 의문입니다.
문득 든 생각입니다만, 한국이 87년 민주화 이후 절차적 민주주의를 제대로 운영하는 데 20년 정도가 걸렸다고 생각이 드네요. 군사 독재 등 '절차적 민주주의'조차 지켜지지 않은 지난 나날을 볼 때 이 정도면 빠르게 민주주의 규범을 확립했다고 여러 곳에서 평가하는 듯 하고요.
그와 별개로, 지난 5~10년 간 벌어진 미투운동, 여성 정치참여 확대에 관한 목소리, 직장 내 갑질 등의 사회 문제는 일상 속 민주주의가 자리 잡아 가는 과정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향후 정치에서 조율하고 합의할 문제도 이런 '일상 민주주의'가 아닐까 싶습니다.
김재경님, 최태현님 댓글 감사드립니다~
데이터를 불신하자도, 질적 가치가 우선된다도 아닌
다양한 관점의 폭으로 현상을 바라보는 차원에서 공유해보았습니다.
얼룩소의 장점이 여기에 있는듯 하네요:)
프리덤 하우스와 V-Dem은 성격이 좀 다른 데이터라고 생각하지만, 결국 인간이 만들고 평가하기 때문에 편향이 생길 수 밖에 없겠죠. 머신러닝과 AI의 구성 요소인 알고리즘마저 인간의 편향이 들어가는 시대에, 말씀하신대로 인간이 개입되는 지표에서 해석의 문제는 항상 경계해야 합니다.
그래서 제가 처음 쓴 글에서도, 지표상 민주주의지만 세부 영역 - 국회의원 간의 양극화, 시민 간의 양극화 문제 등 다양한 부분에서 한국 사회에 여전히 문제가 많음을, 또 다시 V-Dem에 있는 지표를 활용해 설명한 바가 있습니다. '와 민주주의야!'라고 해서 안심하면, 민주주의 후퇴(Backsliding ,autocraticization)이 일어나는 건 순식간이니까요.
민주주의는 수치로 측정할 수 있는가의 문제는 저도 늘 고민이 되는 지점입니다. 기업에서 "측정 수치"로 이야기하는 일을 주로 하다보니, 계량 지표가 눈에 들어 오기도 합니다. 마케팅 할배 피터 드러커가 "측정할 수 없는 것은 관리할 수 없는 것이고, 관리가 안되면 개선이 안된다"는 이야기를 신봉하기도 하였지요.
그러다 시간이 가고 생각해 보니 "민주주의"를 너무나도 "자본주의"와 연동해 고려한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계측되는 지표가 있어야 하고, 그 기반의 합의가 시스템을 구축한다고 생각했던 것이지요. 사실 일상이라는 것은 깊은 숨결에도 좌우로 요동치는 민감한 체중계 처럼 고정값이 없을지도 모르는데 말이지요.
콕 찝은 한 점으로 측정되야 하는 강박은 자본주의의 영향과 디지털 시대의 압박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드네요. 그래도 무언가 연구되고 살펴볼 기준은 필요하겠지요. 그래서 계측된 지표는 유효하다 생각합니다. 다만, 곁들여 설명하고 논의하는 보다 친절한 말과 글이 있다면 더 좋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측정된 숫자보다 그 말과 글이 더 가치있는 인사이트가 될지도 모르니까요.
이곳에서 그런 분들의 노력이 보이고, 좋은 글과 말이 있어 참 좋은 것 같습니다.
또 다른 의견의 글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