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가 된 리플리컨트 - <블레이드 러너>의 경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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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컷 · 알고보면 쓸모있는 신기한 문화비평
2023/12/04
소비자가 된 리플리컨트

소비자가 된 리플리컨트 - <블레이드 러너>의 경제관
   
블레이드 러너 세계관에서 지구는 등외인간(等外人間)의 집단 대기소다. 우주 식민지 오프월드(Offworld)로 이주할 수 있는 인간이 되려면 일정 수준 이상의 우생학적 기준을 충족해야 한다. 지구를 떠나지 못하는 사람들의 다수는 기준 미달의 탈락자이거나, 이주 비용을 마련하지 못한 하층계급이다. 필립 K 딕(Philip K Dick)의 원작 소설에서는 지구를 떠나지 못하는 사람들이 아편 중독자처럼 묘사된다. 그들은 뇌를 자극하는 무드 오르간에 매달려 환영에 취해 지낸다. 

우주 식민지 개척에 사용되는 안드로이드 노예인 리플리컨트는 가혹한 외계 환경에서도 탁월한 생존 능력을 발휘할 수 있다. 심우주(深宇宙)로 오프월드가 확장될수록 리플리컨트의 생산량은 증가하지만, 지구에 낙오한 인간 사회의 출생률은 가파르게 떨어진다. 인간 인구에만 의지해서는 사회 유지에 필요한 최소 수급조차 유지할 수 없어서, 지구에서 활용되는 리플리컨트의 숫자 역시 꾸준히 늘어난다. 이 추세라면 지구에서 인간 대비 리플리컨트의 인구 비율은 필연적으로 역전될 수밖에 없다. 

그런데 『2049』의 세계관 설정에 따르면, 인간 대 리플리컨트의 인구 비율이 폭력적으로 조정된 시기가 있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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