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편지14] 은희의 샛강
2023/05/17
#은희의 샛강
저에게는 두 명의 은희언니가 있습니다. 이름은 조은희와 백은희. 조은희는 제주에 사는 저의 둘째언니로 남을 보살피는 일을 잘하고, 백은희는 한강 샛숲학교에서 만난 언니인데 사진을 아주 잘 찍습니다. 둘의 공통점은 어린 시절을 자연에서 보냈고, 지금도 자연을 아주 좋아한다는 점입니다.
제주의 은희언니는 학교에서 장애인 학생들의 수업을 돕는 선생님입니다. 인내심과 애정이 많은 언니는 어떤 학생이라도 따뜻하게 북돋고, 궂은 상황에서도 웃으며 장애인 학생들을 지도합니다.
은희언니는 요즘 맨발걷기의 재미에 푹 빠져 있습니다. 특히 이른 아침 삼양해변 모래밭에서 맨발로 걷는다고 해요. 언니는 저더러 샛강에서 맨발로 걸으라고 하죠. 채식 위주로 먹어라. 자주 걸어라. 기왕이면 맨발로 걸어라! 언니가 잔소리처럼 곧잘 하는 말입니다.
백은희 언니는 샛강숲에서 올해 세 번의 봄을 보내고 있습니다. 그녀는 누구보다도 샛강숲을 자주 걷고, 머물고, 종종 카메라에 담는 분이시죠. 작년부터는 옥상 작은 텃밭을 꽃밭으로 가꾸기도 합니다. 재작년에 프랑스인들이 가꾸다 떠난 그 자투리 땅에 꽃을 심으셨지요. 올해도 옹기종기 작고 예쁜 꽃들을 심어서 센터에 오는 이들의 눈과 마음을 기쁘게 해주고 있어요.
지난 월요일(5.15) 저녁에 샛강 사진전 작가와의 만남 시간을 가졌습니다. 지난 2월...
강의 생태를 가꾸고 강문화를 만들어가는 사회적협동조합 한강에서 일합니다. 읽고 쓰는 삶을 살며, 2011년부터 북클럽 문학의숲을 운영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