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운의 여자야구팀 샤론파스
'철완소녀'라는 이제는 오래 된 야구만화가 있어.
너무 비장해서 보기가 쉽지 않았어. 고작 야구따위에 목숨을 걸어야 하나.
2차대전 전후(戰後)를 배경으로 한 이 만화의 주인공은 '여자야구선수'야.
메이저리그팀과 결전을 벌이는 '말도 안 되는' 판타지가 마치 리얼처럼 펼쳐지지.
만화야. 뭘 못 하겠어. 말도 안 되는 얘긴데 너무 비장하고, 진지해서 외려 이거 논픽션 아닌가, 생각이 들 정도야,
아무리 야구에 너무 진심이어서 비장하기 일쑤인 일본(야구만화 많이 본 사람들은 무슨 소리인 줄 알 거야)이라고 해도 1940년대 말 혹은 1950년대'여자야구팀'이 실제로 존재했을까?
적어도 1960년대 즈음엔 논재했던 것이 확실해.
만추를 장식할 한일 여자야구전.
1960년대 모 지방일간지 스포츠면에 오른 헤드라인이야.
여자야구에 게다가 한일전인데 당시 우리나라에 여자야구팀이 있었을 리 만무했겠지.
'한국야구사상 가장 경이로운 경기'라는 내용도 있는데, 그래. 경이로울 수밖에 없었겠지.
듣도 보도 못한 거였으니까.
1963년 11월 일본의 여자야구팀 '샤론파스'가 국내 스포츠일간지의 초청을 받아 내한, 국내를 순회하며 경기를 벌였어. 첫번째 도시는 부산, 상대는 부산OB와 중학선발, 부산의대 등 3개팀이었지. 당연히 남자팀들이었어. 지금도 없는 여중, 여고 야구팀이 그 때라고 있었겠어? 야구부는커녕 학교에 다니는 이모나 고모 자체가 드물던 시절이었어. 대부분의 이모나 고모는 남동생들 학비 벌기 위해 부잣집에 식모살이를 가던 때였다고.
경기 결과가 놀라워.
부산OB(Oriental Be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