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강정마을 연산호 군락이 사라져가는 이유

김성호
김성호 인증된 계정 · 좋은 사람 되기
2023/04/04
세상은 빠르게 바뀐다. 없던 것이 생기고 있던 것이 변한다. 그리고 가끔은, 때로는 그보다 자주 무언가가 사라진다. 사라지는 것 중에선 아까운 것들이 없지 않다. 이대로 없어져선 안 되는 곱고 귀한 것들도 제 자리를 잃는다. 제주 강정마을 앞바다 '산호 정원'도 그렇게 사라져가는 것 가운데 하나다.
 
사라지는 것을 지키려는 이들이 있다. 두 팔 벌려 부서지고 밀려나는 것을 어떻게든 껴안으려는 이들이 있다. 세계 최대 연산호 군락지 가운데 하나로 꼽혔던 이 일대를 꾸준히 잠수하며 그 파괴 현황이 어떤지 살피는 이들이 바로 그들이다.
 
시작은 2012년이다. 제주도 강정마을에 '민군복합형 관광미항'이 건설되며 바닷속 생태계가 무너지기 시작한 것이다. 당시엔 화사하던 연산호 군락지가 이제는 뿌연 부유물로 덮여 참담하게 보인다. 40분짜리 다큐멘터리 <코랄 러브>는 비전문가의 눈에도 심각함이 드러나는 그 풍경으로 보는 이를 데려간다.
 
▲ <코랄 러브> 스틸컷 ⓒ 반짝다큐페스티발
   
제주 강정마을 연산호 군락의 변천

영화는 그 시작에서 제주도 바다 표면에 이는 은결의 반짝임을, 또 저 위에 선 다이버들의 모습을 비춘다. 이내 다이버들은 바다에 몸을 던지고 유영하며 색색깔 산호들을 찍는다. 세계 최대 산호군락의 아름다운 모습을 찍은 사진은 전시회에 내걸려 관람객을 맞는다.

그러나 상황이 그리 아름답지만은 않다는 걸 다큐는 이내 내보인다. 2012년 이후 시작된 공사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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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평론가, 서평가, 작가, 전직 기자, 3급 항해사. 저널리즘 에세이 <자주 부끄럽고 가끔 행복했습니다> 저자. 진지한 글 써봐야 알아보는 이 없으니 영화와 책 얘기나 실컷 해보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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