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과학자를 다룬 뮤지컬 <다크레이디X프랭클린>

ESC
ESC 인증된 계정 · 변화를 꿈꾸는 과학기술인 네트워크
2023/09/14
@ ESC 숲사이
세상에는 참 많은 남자들의 이야기가 있다. 질릴 정도로 남자들의 이야기로 가득하던 대학로에 혜성처럼 등장한 뮤지컬 <마리퀴리> 이후 나는 몇 년간 여성 학자의 이야기를 누군가 뮤지컬로 만들어주기를 염원하고 있었다. 정말 잊을만하면 경전이라도 외듯 누가 한 번만 만들어달라고 중얼거리기를 어언 4년 째. 드디어 로잘린드 프랭클린의 이야기가 뮤지컬로 만들어졌다. 

보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5번 중 몇 번 볼 수 있을까 정도의 고민은 있어도. 마침 ESC 과학문화위원회 단체 채팅방에서 함께 뮤지컬을 보러 갈 사람들을 모집해서 이런 기회를 놓칠 수는 없다는 마음으로 냉큼 신청했다. 오랜만에 반가운 분들을 만나뵙기도 했거니와 창작 초연 뮤지컬을, 특히 그토록 고대하던 인물을 다룬 뮤지컬을 볼 수 있다는 생각에 설렘과 두근거림을 안고 극장으로 향했다. 한 시간 반 즈음의 공연과 '관객과의 대화' 행사가 끝난 뒤에는 긴 역사를 자랑하는 학림다방으로 이동해 다함께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실제 로잘린드 프랭클린의 생애부터 공연 연출에 이르기까지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다양한 주제들이 쏟아졌다. 같은 작품을 보고 이야기할 수 있는 사람들의 존재는 언제나 귀중하다.
@ 뮤지컬 다크레이디X프랭클린 포스터
"재미있지 않나요? X선으로 세상을 보는 일이요."

 <다크레이디X프랭클린>이 그려내는 로잘린드 프랭클린은 조금은 고지식하고 깐깐하지만 빛나는 사람이다. 확실함을 말할 수 있게 되기 전까지 함부로 이야기하지 않고 가능성에 안주하지 않는다. 내가 보기에 이 작품이 그리는 로잘린드는 참 이상적인 과학자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세상의 시선이나 편견은 상관하지 않고 연구에만 골몰한 과학자의 모습 말이다. 그 모습으로 인해 로잘린드는 영웅으로 격상되며 눈에 띌 정도로 이상적인 로잘린드 옆에서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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