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 (누구나 하나쯤 있는) 쳐박템이란 무엇인가?

이문연
이문연 · 옷글옷글 변화 코치
2023/11/03
Unsplash의Annie Spratt
쳐박템, 다소 과격하다. 나는 잉여템으로 지칭해왔지만 아무도 알아주지 않아 좀 더 과격한 쳐박템으로 써보기로 한다. 갑자기 날씨가 차가워져서 가을 옷을 꺼냈다. 나야 옷박스가 하나밖에 없어 굉장히 단순한 과정이지만 이런 나도 흔쾌히, 열정적으로, 힘이 솟아, 옷박스를 꺼내는 것이 아닌 것을 보면 옷이 많은 이들의 고충이 느껴진다. 가을옷은 꺼내고 여름옷은 박스에 보관하는 과정은 얼마나 귀찮고 에너지 소모적인가. 물론 이러한 과정을 좋아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이러한 과정을 끔찍이 싫어하는 이들의 공통점을 생각해본다면 일은 많되 생산적이지 않은 결과에 있어 보인다. 단순히 입을 옷을 꺼내고 안 입을 옷은 안 보이는 곳에 보관하는 과정. 
하지만 우리 삶에는 늘 생산적인 일만 있는 것은 아니다. 그리고 생산적이지 않은 일을 한다고 내가 비생산적인 사람인 것도 아니고. 뭔가를 끊임없이 하고 가만히 앉아있지 못하는 사람들을 보면 어쩌면 매 순간 나를 움직여야 살아있는 느낌을 받는 것일까? 한시라도 가만히 앉아있으면 쓸모없는 사람이 된 것 같은 느낌이 드는 걸까? 아니면 그런 나를 보고 다른 사람이 나를 쓸모없다고 느낄까봐 두려움에 움직이는 걸까? 나는 내가 꼭 필요하다 싶을 때만 움직이는 나무늘보같은 사람이라 부지런한 사람을 존경하면서도 그들처럼 살기는 어렵다는 생각을 한다. 문득 든 생각인데 내 엉덩이에 살이 많아 다행이란 생각이 든다. 꽤 많은 시간을 앉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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