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급의 무게 - 비싼게 좋은 것이라는 사회적 압박

배문성 인증된 계정 · 크레딧 애널리스트
2023/02/25
시사인 김동인 기자님께서 알려주신건데, 유튜브에서 "wallet"을 검색하면 일반적이고 평범한 컨텐츠들이 나오지만 "지갑"을 검색하면 다음과 같이 다수의 "지갑 계급도" 컨텐츠가 제일 먼저 등장한다.
유튜브에서 "지갑"을 검색하면 등장하는 화면

우리나라의 이 유별난 사회현상에 대해 씹을 구석이 많지만, 채권시장에서 차용할만한 개념도 있다.

"싸다고 좋은게 아니다", "비싼게 좋은 것이다"

발행기업들은 20개의 계급도(AAA~D)로 분류되고, 이 계급도가 발행조건(만기, 금리)과 유통가격을 좌우한다. 당연히 AAA가 가장 비싼 채권(낮은 금리)이고, 등급이 아래로 갈수록 채권가격이 싸진다(금리가 높다).

과거 담당했던 모 건설사의 경우 연 9~10% 금리의 CP(만기 1년 이내의 기업어음)를 리테일에서 조달하며 생명을 연장해 나갔다.(신용등급은 당연히 낮아진 상황이었다) 집값이 떨어지는 와중에 영업현금흐름으론 고금리를 감당할수 없으니 조달여부가 관건이다.

"아니... 조달이 되셔요?"
"한번 9%의 맛을 보면 그 맛을 끊을 수가 없다고 합니다~ 저희 CP가 발행되기를 기다리는 팬들이 많으십니다~^^"
그런 대화를 나누고 대략 1.5년 뒤에 부도났던 일이 생각난다.

팬들의 지갑은 화수분이 아니며, 영원한 팬심도 없는 법.
아이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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