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계인의 지구 침공보다 더 걱정되는 일

박재용
박재용 인증된 계정 · 전업 작가입니다.
2023/03/04
외계인이 없기엔 너무 넓은 우주
   
한 때 사람들은 지구가 우주의 중심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우주의 한 가운데 지구가 있고, 그 주위를 달 수성 금성 태양 화성 목성 토성 순으로 돌고 그 바깥에는 별들이 잔뜩 박혀있는 천구가 돌고 있다고 생각했죠. 이 생각이 결정적으로 바뀐 계기는 코페르니쿠스가 우주의 중심은 지구가 아니라 태양이라고 선언한 지동설입니다. 
   
그 때 여전히 지구가 중심이라 믿던 이들은 지동설에 대한 반박으로 태양이 우주의 중심이라면 별과 지구까지의 거리가 너무 멀다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태양을 중심으로 한 태양계와 나머지 별들 사이에 터무니없이 커다란 빈 공간이 있다고, 신이 왜 그리 쓸모없는 공간을 만들었겠냐고 이야기했죠. 
   
하지만 이제 우린 그 때보다 훨씬 더 큰 우주가 존재한다는 걸 압니다. 우리 눈에 보이는 수많은 천체는 대부분 태양과 같은 항성이거나 아니면 항성들이 모여 있는 은하죠. 우리 은하는 우주 전체로 보면 평범한 천체인데 20세기 중반 무렵에는 약 1000억 개의 별들이 모여 있다고 생각했다가 현재는 약 4000억 개의 별들이 모인 것으로 추측하고 있습니다. 
   
우리 은하는 처녀자리 초은하단이라는 은하의 무리에 속합니다. 처녀자리 초은하단에는 적어도 4만 7000개 정도의 은하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이런 초은하단은 우리가 관측할 수 있는 우주에 약 1,000만 개 정도가 있는 걸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보는 우주에는 최소한 약 2000억 X 1000억 개의 태양이 있는 셈입니다. 2 뒤에 0이 23개 붙습니다. 그리고 그 태양들마다 지구나 화성 같은 행성들이 있겠지요. 만약 그런 항성들 1000개 중 하나로, 즉 0.1%의 확률로 생명이 탄생한 행성이 있다고 가정하지요. 그리고 생명이 탄생한 행성 중 1000개 중 하나 꼴로 즉 다시 0.1%의 확률로 지성을 가진 생명체가 진화한다고 가정합시다. 확률로 치면 0.0001%이니 굉장히 작은 확률이지요. 
   
다시 범위를 좁힙니다. 지성을 가진...
박재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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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과 사회가 만나는 곳, 과학과 인간이 만나는 곳에 대한 글을 주로 썼습니다. 지금은 과학과 함께 사회문제에 대한 통계를 바탕으로 한 글을 자주 쓰고 있습니다. 출간된 책으로는 '불평등한 선진국', '지속가능한 세상을 위한 통계 이야기', '1.5도 생존을 위한 멈춤', '웰컴 투 사이언스 월드', '과학 VS 과학' 등 20여 종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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