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뱅크가 망한 3번째 이유와 은행의 미래

  
한국 시간으로 3월 10일 오전쯤이었던 것 같다. 스마트폰에 굵은 대문자로 IMPORTANT MESSAGE라는 텔레그램 푸시 알림이 떴다. 내용은 장안의 화제였던 실리콘밸리 은행(SVB)에 입금한 돈이 있으면 즉시 옮기라는 것이었다. 주요 경제지의 기사 링크와 함께 왜 즉시 옮겨야 하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정황도 적혀 있었다.

재미있는 것은 내가 이날 이 메시지를 4개 받았다는 것이다. 직업적으로 컨설팅을 하다보니 아무래도 여기 저기 외국 회사의 업무용 챗방에 꼽사리로 들어가 있는데, 각각 다른 발신자에게 비슷한 제목의 비슷한 메시지가 날아왔다. '실리콘밸리 은행에 뭐라도 있으면 얼른 탈출하세요.ㅇㅇ'

아. 이건 뭐 민간발 재난 문자 같은 건가. 외국 애들도 SNS 쓰는 게 크게 다르지 않네ㅋㅋ
크크 거릴 일이 아니었음을 퇴근 후 외국 뉴스를 보며 깨달았다. 그날 하루동안 SVB에서 빠저나간 돈이 420억달러(한화 55조4800억) 였다고 한다. 은행 전체 예금의 25%가 하루만에 일사분란하게 빠져나간 것이다. SVB는 그렇게 갑작스럽게 파산 절차를 시작했다.

그날 새벽, 트위터는 아수라장이었다. 미국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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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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