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승없는 삶, 자신을 연민하지 말라

메리 오닐 · 메리 오닐
2024/02/10
김애란 <달려라 아비>

청승없는 삶, 자신을 연민하지 말라 - 김애란 <달려라 아비>

<달려라 아비>에는 '청승' 이 없다.생각난 김에 인터넷 검색란에 '청승'이란 단어를 검색했다
청승(명사): 궁기가 끼어 있어 애틋한 상태,또는 궁상스럽고 처량한 듯한 태도.
(속담)청승은 늘어가고 팔자는 오그라진다 :나이들어 살림이 구차하여지면 궁상을 떨게 되며 그렇게 되면 좋은 날은 다 산 셈이라는 말.
동명 단편에서 주인공은 말한다. '어머니가 내게 물려준 가장 큰 유산은 자신을 연민하지 않는 법이었다.' 이 80년 생 작가는 수 많은 부재와 결핍 속에서도 '자기연민'에 빠지지 않는다.태어나면서 한 번 도 만난 적이 없는 아버지,놀이 공원에 나를 놔 두고 실종된 아버지,TV만 보다 소리 소문없이 사라진 아버지... 교통사고로 치마가 훌렁 뒤집혀 죽은 여고생,포스트 잇으로 의사소통하는 여자들... 작가는 '부재'와 '소통 단절'에 대해 무언가 말하지만 결코 '청승'떨지 않는다.8,90년대 작가들은 이런 심각한 주제에 대해 이렇게 '남의 일' 보듯 쓰지는 못햇을 것이다.하지만 아직 10대의 얼굴이 묻어 있는 김애란은 그냥 TV 베스트 극장에 나오는 사람들 이야기 인 양 스스럼 없이 결핍과 단절에 대해 말한다.아마 이 소설 <달려라 아비>가 문단에서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 내는 것은 과거 소설의 '무거움'에 대한 안티테제로 '가벼움'을 충돌시키는 것이 아니라 '무심함'을 밀어넣기 때문일 듯 하다. 단편<사랑의 인사>의 주인공은 버림받은 아이이다.그는 네시호의 미확인 괴물이 천지에도 나왔다는 뉴스를 보고 자기에게 인사하기 위해 왔다고 생각한다.그는 대형 수족관에 취직한다.거기서 그는  말한다.
'아이들은 하루에도 몇번씩 수족관 유리를 주먹으로 쳤다.그것은 물고기들이 제일 싫어하는 행동 중에 하나였다.나는 아이들이 (간혹 어른들도 있었다) 왜 유리벽을 두드리는지 알고 있었다.물고기가 자기를 알은척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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