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석강 -백합주- 박위훈
2024/06/11
계간 문예감성 23호 2020겨울
채석강 -백합주-
박위훈
모처럼 입맛이 살아났는지
국수는 넘길 것 같단다
지난 일들은 웃으며 잘도 삼키면서
남아 있는 것들만 목에 걸리는 이상한 식성
바튼 기침에골진한숨이
직소폭포처럼 유장하다
바다가보고 싶다는 말에
털컹거리는 마음 두 시간째 달린다
격포에 가까워질수록 식당들마다 앞다퉈 내미는
'백합죽 전문' 입간판
밀어 파리해진 머리가
벙거지 벗은 비구니 같다
미간에 언뜻, 진통이 접혔다 사라진다
죽 한 숟갈이 밀린 꿈처럼 퉁퉁 불어
혀기의 풍경이라도 잊을수 있다면
남은 한 달이 수월할 것 같았다
때죽꽃 지고
채석강 노을처럼 붉다,스러져간
그녀
격포에 가까워질수록 식당들마다 앞다퉈 내미는
'백합죽 전문' 입간판
밀어 파리해진 머리가
벙거지 벗은 비구니 같다...
채석강 -백합주-
박위훈
모처럼 입맛이 살아났는지
국수는 넘길 것 같단다
지난 일들은 웃으며 잘도 삼키면서
남아 있는 것들만 목에 걸리는 이상한 식성
바튼 기침에골진한숨이
직소폭포처럼 유장하다
바다가보고 싶다는 말에
털컹거리는 마음 두 시간째 달린다
격포에 가까워질수록 식당들마다 앞다퉈 내미는
'백합죽 전문' 입간판
밀어 파리해진 머리가
벙거지 벗은 비구니 같다
미간에 언뜻, 진통이 접혔다 사라진다
죽 한 숟갈이 밀린 꿈처럼 퉁퉁 불어
혀기의 풍경이라도 잊을수 있다면
남은 한 달이 수월할 것 같았다
때죽꽃 지고
채석강 노을처럼 붉다,스러져간
그녀
'백합죽 전문' 입간판
밀어 파리해진 머리가
벙거지 벗은 비구니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