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가벼운 말의 심연
2024/07/26
아.. 너무 가기 싫다(순화 표현)
날씨는 30도를 넘어가고 습도는 50%를 넘는 상황에서도 훈련이 강행되는 예비군 훈련장. "선배님들!"과 "하.."가 반복되는 장소. 모든 예비군들의 안전하고 '의미 있는' 훈련이 되길 바랍니다.
보안 상 많은 것들을 말씀드릴 수 없다는 점을 양해 바랍니다.
MZ세대, 멋진 예비군
MZ세대, 멋진 예비군.
이 말이 어떻게 들리시나요. 장난하는 것처럼 들리시나요?
하지만 이 말은 예비군 훈련장에 쓰여 있는 실제 표어입니다. 심지어 멋진의 ㅁ과 ㅈ은 M과 Z로 표현돼 'Mㅓㅅ Zㅣㄴ'으로 쓰여 있죠. 정말 기겁을 했습니다.
(도대체 누구 머리에서 나온 아이디어인지는 모르겠으나) 이 아이디어를 낸 사람이나, 그 아이디어를 컨펌해 준 리더십에 박수를 보내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예비군은 전역 후 최대 8년 이내에 해당하기 때문에 MZ 세대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또한 예비군이 멋질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MZ세대의 본질은 나이가 아닙니다. 문화를 스스로 창조해 내는 하위문화에 그 본질이 있습니다.
예비군의 본질 또한 멋짐이 아닙니다. 전쟁을 종결하는 데(상비군의 목적은 전쟁 억제) 예비군의 목적이 있습니다.
그렇다면 'MZ세대 MㅓㅅZㅣㄴ 예비군'이라는 표어는 의미를 완전히 상실한 그저 껍데기 그 자체입니다. 단 하나도 제대로 표현하고 있는 것이 없습니다. 저 표어를 본 예비군들은 무슨 생각을 할까요. 멋진 예비군이라고 자부심을 느낄까요. MZ 세대 예비군이라고 왕성한 혈기를 뿜어낼까요.
또 다른 가벼움
가벼운 말에 대해 골똘히 생각하다가, 최근 제 유튜브 알고리즘에 떴던 가벼운 말들을 찾...