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국가의 혁신은 돌봄국가로의 전환에 달려있다


복지국가는 시민의 역량을 모아 경제·사회적 위험에 공동으로 대응하며 사회 연대의 힘과 가치를 현실 속에서 증명해낸 국가 체제다. 전통적으로 복지국가는 사회보험을 필두로 다양한 복지 프로그램을 상보적으로 구성하여 질병, 장애, 노령, 사망, 실업 등 문제에 효과적으로 대응해왔다. 정치적으로는 노동과 자본의 계급교차적 협력을 통해, 경제적으로는 조정시장경제를 기획하고 재분배와 생산의 선순환을 이루어냈다. 구빈법 등 시혜적이고 부분적인 빈민구호 수준에 머무르던 사회정책을 묶어 총체적인 국가 체제로서 대응하는 데 성공한 것이다.
   
복지국가의 위기라 한다. 오래된 우려다. 산업사회의 복지국가 문법은 탈산업사회에 걸맞지 않고, 일·가정 양립, 근로 빈곤, 저출산 초고령화 등 신 사회적 위험은 기존 사회보장체계를 무력화한다. 극심한 양극화로 인한 복지국가에 대한 환멸, 계급교차적 협상과 타협에 대한 환멸, 기후재난이 우리를 짓누르고 있다. 분명한 것은 복지국가 체제를 구성하는 개별적인 프로그램을 개혁하는 것만으로는 복합적인 위험과 환멸에 대응할 수 없다. 복지국가의 신화에서 한발 물러나서, 우리는 어떤 사회를 원하는지, 어떤 국가 체제를 원하는지 질문해야 한다. 당신은 어떤 국가에서 살고 싶은가?

베버리지 보고서와 다섯 명의 거인(궁핍 want, 질병 disease, 무지 ignorance, 불결 squalor, 나태 idleness 등 다섯 가지 사회악). 복지국가의 아버지라 불리는 베버리지는 베버리지 보고서에서 궁핍, 질병, 무지, 불결, 나태 등 사회악에 사회보험을 중심으로 사회보장제도를 꾸려 대응하자 주장했다. ⓒ'Tackling the first giant', Social Insurance and Allied Services(1942), William Beveridge

질문에 답하기 위해 전통적인 복지국가의 한계를 살펴야 한다. 대다수 복지국가는 복지수혜 대상과 사회수당, 사회서비스 등 다양한 공적 복지제도를 착실히 확대했다. 복합적인 도전과 새로운 복지 필요(needs)에 부응하여 다양한 개별 복지 프로그램을 개선해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회적 위험은 점점 더 짙어지고, 양극화는 심해지고 있다. 진보적 복지국가 담론 또한 체제 내 핵심 모순을 묵인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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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주체 복지국가 운동 단체 내가만드는복지국가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돌봄, 장애, 빈곤 문제에 대한 사회적 해결에 관심이 많습니다. 돌봄으로 복지운동이 나아갈 방향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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