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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은 · 15년차 집돌이
2022/04/12
최희윤 님도 잘 아시겠지만 지역구에 청와대가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삶의 많은 부분이 영향을 받잖아요. 그것에 관한 이야기를 덧붙여 봅니다.  

사람들이 착각하는 것 중 하나가 시위가 한 번에 하나만 열릴 거라는 것인데요.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각기 다른 성능의 확성기를 들고 몇 미터 상간으로 떨어져서 동시 다발적으로 여러 집회가 열리기도 합니다. 그 소리를 막으려고 헤드폰을 쓰고 소리를 키우면 청각 손실이 올 수도 있지요. 그저 마음을 비우고 어떤 집회에서 사용하는 확성기에 잡음이 없는지 생각하며 걸어갈 따름입니다. 어디 집회뿐인가요. '예수천국 불신지옥'을 외치는 소리도 추가됩니다.

동네 서점에 들렀다 집에 가는 길에 대규모 시위가 시작되면 형광색과 푸른색 옷을 입은 경찰들로 이루어진 '경찰벽'을 지나 안전하게 귀가해야 합니다. 경찰벽은 굉장히 좁아서 아이와 둘이 걸을 수도 없는지라 아이를 앞에 세워야만 통과할 수 있지요. 그런 벽을 한 50미터 정도 지나가면 그때부터는 보호 없이 자유롭게 걸어갈 수 있답니다. 뭐 치안 하나는 확실합니다. 

대규모 시위가 열리는 날이면 동네 아이들의 학원 일정에는 비상이 걸립니다. 연희동이나 마포 학원가로 가는 아이들은 그나마 나은데 대치동이나 서초동으로 가는 아이들은 결석 처리를 하는 것이 빠릅니다. 만약 서대문 사거리와 독립문 사거리를 지나는 행진이 예고되어 있다면 연희동은커녕 무악재도 넘기 힘듭니다. 마포는 엄두도 못 내고 말입니다. 광화문 광장 공사를 시작하면서 시위대가 주거 지역까지 들어오기 시작했어요. 덕분에 주거 단지 가장자리도 경찰들이 순찰합니다.

워낙 차량 통제가 많은 지역이다 보니 자차를 끌고 다니는 사람보다 걸어 다니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대중교통 노선이 좋아 여기저기 갈 수 있다는 장점도 있지만 은평 뉴타운이나 가재울 뉴타운에서 나오는 사람들과 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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