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11/10
우선, 좋은 분석 데이터 감사합니다. 일단 매우 재밌게 읽었고, 데이터 조사 및 분석 과정도 상당히 흥미롭습니다. '페미니스트'를 조작화하는 과정에서, 기존의 난관을 극복하고자 본인의 주관적 인지를 가지고 조작화하는 과정은 사회학에서는 많이 쓰이는 거로 알고 있습니다. 물론 이는 학계나 연구자에 따라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기도 해서, 실제로 한번 논란이 되었던 KBS 세대인식 집중조사에서 이 부분(주관적 계층)을 문제삼은 사람도 있었죠. 물론 이 뉴스는 다른 문제점이 더 중요했지만..
그러나, 그렇기에 다시 한번 이 데이터에서 문제가 발생합니다. 길을 잃지 않기 위해서, 서로의 도착지(=페미니스트,페미니즘에 대한 각자 다른 정의)를 모두 '보통 페미니스트' '생활 페미니스트'로 인정해버리는 문제가 발생합니다. 이는 페미니즘 태도를 측정하는 6개 문항 중에서, 페미니즘을 어떻게 정의하느냐에 따라 “나는 스스로 페미니스트라고 생각한다” “페미니즘이나 페미니스트에 거부감이 든다” “페미니즘은...
그러나, 그렇기에 다시 한번 이 데이터에서 문제가 발생합니다. 길을 잃지 않기 위해서, 서로의 도착지(=페미니스트,페미니즘에 대한 각자 다른 정의)를 모두 '보통 페미니스트' '생활 페미니스트'로 인정해버리는 문제가 발생합니다. 이는 페미니즘 태도를 측정하는 6개 문항 중에서, 페미니즘을 어떻게 정의하느냐에 따라 “나는 스스로 페미니스트라고 생각한다” “페미니즘이나 페미니스트에 거부감이 든다” “페미니즘은...
인공지능, 정치과정, 국제정치, 사회 시사 이슈 등 다루고 싶은 걸 다룹니다.
기술과 사회에 관심이 많은 연구활동가(Activist Researcher)입니다.
연구, 협업 등 문의 tofujaekyung@gmail.com
@lee john 저도 우선은 남성 계층쪽 데이터를 보고, 분석을 더 해봐야 하나? 싶어서 써 두기는 했습니다. 말씀하신대로 스스로 페미니즘으로 생각 = 소수자 권리나 분배에 더 관심이 많은 현상은 주목할 부분인거 같습니다. 좋은 덧글 감사합니다.
맞는말씀입니다. 찬성과 반대가 서로 말하는 페미니즘은 한국과 우루과이 만큼이나 떨어져 있습니다. 하지만 '이대남'이 돌아온것이라는 말씀에는 동의하기가 힘든데, 기사에서 주장하는 바 와는 달리 해당 통계에서는 페미니스트와 진보스탠스간에 연관이 확실히 나타난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진보적인 좋은 가치' 들인 소수자의 권리, 복지등은 페미니스트에서 더 우호적인 결과를 불러옵니다.
그러게요 :) 재경님 글을 계기로 답글을 쓰면서 저도 생각을 정리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저도 감사합니다.
저 역시 그런 측면에서, 젠더 문제를 이야기하기 전에, 어떤 공론장이 필요한지에 대해 글을 썼던 바가 있습니다. 공론장 자체가 허구라는 주장이 있을 정도로 사실 쉬운 문제는 아닙니다만.. 우선 가장 현실적이고 근본적인 방법이지만 시간이 걸리는 방법은 공교육입니다. 여기 얼룩소에서도 젠더 문제에 대해 이를 위해 현장에서 힘써주시는 많은 교사분들이 계시죠.
교육을 제외하고는 이런 얼룩소같은 플랫폼을 비롯해서, 꾸준한 대화의 기회가 존재해야 한다는 얘기밖에 저도 지금 당장 할 수가 없네요. 당장 이 핫하디 핫한 키워드인 '이대남' 에 딱 부합하는게 저고, 그에 따라 주위 지인들에게 페미니즘에 대해 이야기하는것도 쉽지 않구요. 다만, 아무리 민주주의가 학술적 정의는 존재해도 사람마다 정의와 접근이 다르다고 하더라도, 북한이나 중국의 법전에 있는 민주주의에는 절대 다수가 동의하지 않듯이, 페미니즘도 사회적으로 너무 심하게 갈라진 방향은 통일하려는 노력은 있어야 하는거 같습니다. 혹은, 이미 제 글에도 써두었지만, '페미니즘'이라는 용어 자체에 집착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이퀄리즘으로 덮자는 것과 다르게,
현실적 프레임 전환 측면에서 고민은 해야 한다는 거죠).
그래도 청설모님과 대화하면서, 다음에 이 이야기를 한다면 '얼마나,어떻게' 합의에 대해 이야기할지 고려해볼 수 있게 될거 같네요. 좋은 이야기들 감사합니다.
의도하신 목적과 방향성에 대해서는 저도 동감합니다. 다만 저는 지금의 한국 현실에서 페미니즘을 먼저 정의하자는 (불가능한) 논의마저 더해지면 미궁으로 영영 빠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원칙적으로는 어떤 논의에서든 불필요한 오해를 방지하고 의사소통의 효율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하지 않을 이유가 없겠죠. 김재경님의 의견 자체를 반대한다기보다, 방법론적인 측면에서 의구심이 든 것에 가깝다고 볼 수 있겠네요. 원 얼룩소 글에서도 서두에서 페미니즘의 학술적 논의는 너무 복잡하다, 이런 식으로 접근한 대목이 아쉽다고 느껴서 더욱 김재경님의 답글을 보고 그런 생각이 든 것 같습니다. 사실 우리가 무슨 ‘주의’ 라고 붙이는 이름은 들여다보면 다 복잡하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통은 그런 이론에 대해 아 어렵다, 하고 대놓고 덮어두고 논의를 시작하지는 않으니까요.
@청설모 물어보신 지점에 대해서는, 사회의 요구와 상관없이 저는 특정 주제에 대해 토론을 할 때, 정의가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여기 얼룩소에서 제가 에디터픽이 되었던 글도 '한국은 민주주의인가'를 민주주의의 정의부터 정의하고 시작하기도 했구요. 그래서 일단 사회적 흐름과 상관없는 제 주장이라는 점 먼저 이야기하고 가겠습니다(물론, 자유민주주의와 민주주의 논쟁은 매우 중요합니다. 헌법해석의 근간을 이루는 부분 중 하나라서요).
그리고 그렇게 정의를 먼저 잡고 가자고 제가 주장하는 이유는 불필요한 갈등비용을 최소화하고, 사회적 합의를 더 용이하게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마치 사격을 할 때, 영점을 잡는 것이죠. 친구에게 치킨을 시켜달라고 했는데 제가 거의 순살만 먹는다는걸 까먹고 얘기하지 않아서 치킨이 왔을때 속상했던 적이 있는데 이거도 같은 맥락이구요.
페미니즘의 정의에 대해서도 저는 이 논쟁에 있어서 불필요한 상호갈등을 피하고, 오히려 페미니즘을 지지하는 분들이 대부분 생각하는 그 페미니즘이 많이 받아들여지고, 지금 남초 커뮤니티에 주로 프레이밍되어있는 '여성우월주의 = 페미니즘'프레임이 깨지길 바라는 측면이 더 큽니다. 그리고, 결과적으로는 그렇게 될 수 있다고 믿구요. 페미니즘을 반대하는 사람의 사상이 페미니즘을 지지하는 사람과 거의 같을 수 있는게 지금의 양극화 상황입니다. 특히 특정 이슈에 대해서는(ex 성폭행,데이트폭행) 완전히 같은 반응이나 생각을 가질 확률도 높습니다.
해서, 제가 원하는 정의는 '엄격한 학술적 정의'측면이 아니라, '불필요한 오해와 갈등을 방지하고 대화의 문을 여는' 합의를 위한 측면으로 받아들여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무조건 갈등은 발생할 문제지만, 싸울 필요가 없는거로 싸우지 않길 바라요.
페미니즘의 ‘정의’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정말 필요할까요? 그것이 가능한지 여부를 떠나서요. 사람들마다 갖고있는 페미니즘에 대한 정의는 다 다를 수 있지만, 그건 민주주의나 자유주의, 공화주의도 마찬가지 아닐까요? 몇 년 전 자유민주주의, 민주주의 논쟁을 기억하실지 모르겠네요. 아무튼 학술적인 정의와 사회적 통념이 다른 경우는 허다한데 유독 페미니즘에 대해서만 더 엄격한 잣대를 요구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페미니즘의 ‘정의’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정말 필요할까요? 그것이 가능한지 여부를 떠나서요. 사람들마다 갖고있는 페미니즘에 대한 정의는 다 다를 수 있지만, 그건 민주주의나 자유주의, 공화주의도 마찬가지 아닐까요? 몇 년 전 자유민주주의, 민주주의 논쟁을 기억하실지 모르겠네요. 아무튼 학술적인 정의와 사회적 통념이 다른 경우는 허다한데 유독 페미니즘에 대해서만 더 엄격한 잣대를 요구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의도하신 목적과 방향성에 대해서는 저도 동감합니다. 다만 저는 지금의 한국 현실에서 페미니즘을 먼저 정의하자는 (불가능한) 논의마저 더해지면 미궁으로 영영 빠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원칙적으로는 어떤 논의에서든 불필요한 오해를 방지하고 의사소통의 효율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하지 않을 이유가 없겠죠. 김재경님의 의견 자체를 반대한다기보다, 방법론적인 측면에서 의구심이 든 것에 가깝다고 볼 수 있겠네요. 원 얼룩소 글에서도 서두에서 페미니즘의 학술적 논의는 너무 복잡하다, 이런 식으로 접근한 대목이 아쉽다고 느껴서 더욱 김재경님의 답글을 보고 그런 생각이 든 것 같습니다. 사실 우리가 무슨 ‘주의’ 라고 붙이는 이름은 들여다보면 다 복잡하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통은 그런 이론에 대해 아 어렵다, 하고 대놓고 덮어두고 논의를 시작하지는 않으니까요.
저 역시 그런 측면에서, 젠더 문제를 이야기하기 전에, 어떤 공론장이 필요한지에 대해 글을 썼던 바가 있습니다. 공론장 자체가 허구라는 주장이 있을 정도로 사실 쉬운 문제는 아닙니다만.. 우선 가장 현실적이고 근본적인 방법이지만 시간이 걸리는 방법은 공교육입니다. 여기 얼룩소에서도 젠더 문제에 대해 이를 위해 현장에서 힘써주시는 많은 교사분들이 계시죠.
교육을 제외하고는 이런 얼룩소같은 플랫폼을 비롯해서, 꾸준한 대화의 기회가 존재해야 한다는 얘기밖에 저도 지금 당장 할 수가 없네요. 당장 이 핫하디 핫한 키워드인 '이대남' 에 딱 부합하는게 저고, 그에 따라 주위 지인들에게 페미니즘에 대해 이야기하는것도 쉽지 않구요. 다만, 아무리 민주주의가 학술적 정의는 존재해도 사람마다 정의와 접근이 다르다고 하더라도, 북한이나 중국의 법전에 있는 민주주의에는 절대 다수가 동의하지 않듯이, 페미니즘도 사회적으로 너무 심하게 갈라진 방향은 통일하려는 노력은 있어야 하는거 같습니다. 혹은, 이미 제 글에도 써두었지만, '페미니즘'이라는 용어 자체에 집착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이퀄리즘으로 덮자는 것과 다르게,
현실적 프레임 전환 측면에서 고민은 해야 한다는 거죠).
그래도 청설모님과 대화하면서, 다음에 이 이야기를 한다면 '얼마나,어떻게' 합의에 대해 이야기할지 고려해볼 수 있게 될거 같네요. 좋은 이야기들 감사합니다.
맞는말씀입니다. 찬성과 반대가 서로 말하는 페미니즘은 한국과 우루과이 만큼이나 떨어져 있습니다. 하지만 '이대남'이 돌아온것이라는 말씀에는 동의하기가 힘든데, 기사에서 주장하는 바 와는 달리 해당 통계에서는 페미니스트와 진보스탠스간에 연관이 확실히 나타난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진보적인 좋은 가치' 들인 소수자의 권리, 복지등은 페미니스트에서 더 우호적인 결과를 불러옵니다.
그러게요 :) 재경님 글을 계기로 답글을 쓰면서 저도 생각을 정리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저도 감사합니다.
@청설모 물어보신 지점에 대해서는, 사회의 요구와 상관없이 저는 특정 주제에 대해 토론을 할 때, 정의가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여기 얼룩소에서 제가 에디터픽이 되었던 글도 '한국은 민주주의인가'를 민주주의의 정의부터 정의하고 시작하기도 했구요. 그래서 일단 사회적 흐름과 상관없는 제 주장이라는 점 먼저 이야기하고 가겠습니다(물론, 자유민주주의와 민주주의 논쟁은 매우 중요합니다. 헌법해석의 근간을 이루는 부분 중 하나라서요).
그리고 그렇게 정의를 먼저 잡고 가자고 제가 주장하는 이유는 불필요한 갈등비용을 최소화하고, 사회적 합의를 더 용이하게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마치 사격을 할 때, 영점을 잡는 것이죠. 친구에게 치킨을 시켜달라고 했는데 제가 거의 순살만 먹는다는걸 까먹고 얘기하지 않아서 치킨이 왔을때 속상했던 적이 있는데 이거도 같은 맥락이구요.
페미니즘의 정의에 대해서도 저는 이 논쟁에 있어서 불필요한 상호갈등을 피하고, 오히려 페미니즘을 지지하는 분들이 대부분 생각하는 그 페미니즘이 많이 받아들여지고, 지금 남초 커뮤니티에 주로 프레이밍되어있는 '여성우월주의 = 페미니즘'프레임이 깨지길 바라는 측면이 더 큽니다. 그리고, 결과적으로는 그렇게 될 수 있다고 믿구요. 페미니즘을 반대하는 사람의 사상이 페미니즘을 지지하는 사람과 거의 같을 수 있는게 지금의 양극화 상황입니다. 특히 특정 이슈에 대해서는(ex 성폭행,데이트폭행) 완전히 같은 반응이나 생각을 가질 확률도 높습니다.
해서, 제가 원하는 정의는 '엄격한 학술적 정의'측면이 아니라, '불필요한 오해와 갈등을 방지하고 대화의 문을 여는' 합의를 위한 측면으로 받아들여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무조건 갈등은 발생할 문제지만, 싸울 필요가 없는거로 싸우지 않길 바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