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천만이구나... 아는 맛이 무서운 '범죄도시4'

김성호
김성호 인증된 계정 · 좋은 사람 되기
2024/04/25
또 천만이구나. 보는 순간 직감했다. <범죄도시4> 얘기다.
 
2022년 1200만 관객을 모은 2편과 지난해 1000만 관객을 넘긴 3편에 이어 4편이 또 한 번 역사를 쓰게 되리란 걸 보는 도중에 직감하였다. 그만큼 잘 빠진 영화란 생각이 절로 들었다는 뜻이다.
 
아는 맛이 무섭다는 말을 이보다 잘 보여주는 작품이 또 있을까. 극명하게 대립하는 선악구도, 마동석이란 특별한 배우, 권선징악의 결말까지가 <범죄도시> 시리즈 불변의 원투쓰리 펀치다. 어느 모로 뜯어봐도 뻔한 이야기임을 부인할 수 있지만 소위 먹히는 액션에 먹어주는 코미디를 적절히 배합하여 호감형 배우가 시종일관 밀어붙이는 통쾌한 액션영화는 지난 모든 시리즈의 성취를 통하여 제가 지닌 힘을 증명해냈다.
 
물론 우려가 없는 것은 아니어서 3편은 다소 존재감이 약한 악역과 적잖이 소진된 캐릭터가 아쉬움을 남긴 게 사실이다. 혹자는 빠르게 변하는 관객의 입맛을 놓치는 순간 전성기를 구가하는 이 시리즈 또한 단박에 추락할 수 있으리라 경고하였던 일이다.
 
▲ 범죄도시4 포스터 ⓒ 에이비오엔터테인먼트

전편의 아쉬움을 착실히 극복하다

그러나 4편은 달랐다. 전형성을 차용하면서도 수많은 고민의 지점이 엿보이는 설정들을 통하여 관객이 질려 달아나지 않게끔 공을 들인 흔적이 역력하였다. 온라인 도박사이트와 실업청년의 구직미끼 감금노동, 부적격 가상화폐의 상장을 통한 코인사기 등 현실에 기반을 둔 범죄행위를 소재로 삼은 점부터가 그러했다. 또 실제 성공한 수사에서 착안한 전개와 결말, 전보다 한층 색깔이 선명해진 악역 캐릭터까지 안주하지 않는 자세로 디테일을 다듬어낸 결과가 이번 4편에 녹아있다.

주인공은 이번에도 서울 경찰청 광역수사대 마석도 형사(마동석 분)다. 마약사건을 수사하던 그는 마약거래에 쓰이는 배달앱 개발자가 수배 도중 필리핀에서 살해당했음을 알게 된다. 필리핀에 거점을 둔 온라인 불법도박 사이트와 개발자의 죽음 사이에 연관이 있음을 확인한 마석도는 모든 일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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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평론가, 서평가, 작가, 전직 기자. 저널리즘 에세이 <자주 부끄럽고 가끔 행복했습니다>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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