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이noi
노이noi · 독일 거주 에세이스트 노이입니다.
2023/03/28
이 글에서는 정치적인 부분을 떠나서 오로지 현 정부가 내놓은 주 69시간제가 왜 시국에 맞지 않는지, 통계청 데이터와 함께 따져보려 합니다. 




문제는 노동 시간의 총량이다

이번 '주 69시간제'가 발표되는 과정에서 구체적인 내용이 여러 번 번복되거나 해명의 시간이 필요했다. 그만큼 대한민국은 혼란스러웠다. 그래도 그 혼란은 모두 차치하고, 정말 있는 그대로 정부의 말이 맞다고 치자.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현 정부는 현재 대한민국이 과로 사회라는 점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는 것을 스스로 말하는 꼴이나 다름없다. 


정부가 설명한 대로 주 69시간제가 ‘휴가 활성화를 통해 휴식권을 보호하기 위해 만든 제도’라면, 가장 먼저 기존의 ‘과로’ 문화를 뜯어고칠 생각을 해야 한다. 물론 근로법이라는 것이 이것저것 고려해야 할 점들이 많다. 하지만 시간은 모두에게 똑같이 주어진다. 그리고 그 셈은 간단하다. 일주일 동안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은 168시간. 여기서 필수적으로 필요한 수면, 식사, 최소 휴식 시간은 더 이상 줄일 수가 없다. 줄여서도 안된다. 직장인의 휴식 시간을 가장 많이 앗아가고 있는 것은 바로 ‘근로’ 시간이다. ‘근로’ 시간을 줄여야 ‘휴식’ 시간이 늘어난다. 근로 시간법에 대한 논의는 여기서부터 출발해야 한다.


그런데 지금 정부가 말하는 건 간단히 말해서 ‘여러분이 일하는 노동 시간은 똑같아요. 그런데 다음 주에 할 일 이번주에 하고 다음 주에 쉬자는 거죠.’ 이런 식이다. 현대를 살아가고 있는 대한민국 근로자들에게 주어진 노동 시간의 총량 자체가 문제라는 포인트를 전혀 보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다음 주 할 일은 이번 주에 몰아서 하고 쉰다고 한 들, 그게 제대로 된 휴식인가? 어느 누리꾼이 만들었던 시간표의 이름처럼 과로로 인해 ‘기절’해있을 시간을 건강한 휴식이라고 부를 수 있을지 의문이다. 하지만 글이 너무 길어지지 않도록 이 글에서는 근로시간제 개편의 가장 기본이라고 할 수 있는 ‘노동 시간의 총량’에 대해서만 이야기하려 한다. 


본론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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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어일문을 전공하고, 게임PM으로 일하며 미국에 파견 나갔다가, 지금은 독일에서 도시문화학을 공부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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