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윤 · 새로운 정치의 가능성을 고민합니다.
2023/03/29
선거제도는 선거의 룰이다.
게임의 룰이 어떤지에 따라 결과가 바뀌듯, 선거 결과도 선거제도에 따라 바뀐다. 고로 선거제도가 잘못 세팅됐다면 바꾸는 것이 합당할 것이다. 과거 우리나라도 선거제도를 몇 차례 바꾼 적이 있다. 1987년 직선제 도입이 대표적이다. 그전에는 간선제로 통일주체국민회의와 대통령선거인단에서 대통령을 뽑곤 했다. 박정희 정부 시절에는 대통령이 국회의원 1/3을 임명하기도 했다. 대통령이 국회의원을 임명하고, 간선제로 대통령을 뽑는 ‘선거제도’에서는 정부와 여당을 견제할 야당이 성장하려야 할 수 없는 구조였다. 자연스레 독재정치가 견고해졌고, 게임의 룰이 잘못됐다고 느낀 국민들은 직선제를 요구했다.
   
직선제로 바뀌면서 게임의 룰은 개선됐지만 문제는 남아있었다. 과거엔 직접 투표로 전환하는 것이 문제였다면 이번엔 득표율과 의석수 간의 불균형이 문제다. 유권자의 표가 선거 결과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고 있다는 얘기다.
   
득표율과 의석수 간의 불균형.
21대 총선은 위성정당 사태로 얼룩져 20대 총선을 예로 들어보자. 20대 총선의 정당득표율을 보면 새누리당 33.50%, 민주당 25.54%, 국민의당 26.74%, 정의당 7.23% 순이었다. 그런데 실제 배분된 의석수는 전체 300석 가운데 새누리당이 40.6%(122석), 민주당 41%(123석), 국민의당 12.6%(38석), 정의당 2%(6석)였다. 새누리당과 민주당은 획득한 정당득표율보다 각각 7%, 16% 더 많은 의석을 차지했고, 국민의당과 정의당은 각각 14%, 5%씩 줄어들었다. 민주당과 국민의당만 놓고 비교하면 득표율과 의석수 간의 불균형은 더 심각하다. 국민의당은 26.74%로 민주당 25.54%보다 약 1% 더 득표했다. 그런데 국민의당 의석수는 민주당의 1/4에 그쳤다. 더 많은 표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의석수가 줄었다는 건, 유권자의 표의 가치가 동등하지 않음을 의미한다.
   
이런 문제는 지방의회 선거로 가면 더 심각해진다. 작년 제8회 지방선거 결과를 보자. ...
얼룩패스
지금 가입하고
얼룩소의 모든 글을 만나보세요.
이미 회원이신가요? 로그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