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탈리스트 vs. 카탈리스트

김혜원
김혜원 인증된 계정 · 브랜딩 컨설턴트
2024/05/30
대학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기도 하지만, 저의 본업은 브랜드 컨설턴트입니다. 컨설턴트의 일이 복잡해 보이지만 간단히 설명하자면 이렇습니다. 브랜딩 프로젝트 의뢰가 들어오면 일의 범위와 예산이 적정한지 살펴봅니다. 이에 덧붙여 더 깊은 고민을 한 후 프로젝트 참여 여부를 결정하는데, 그것은 '내가 할 수 있는 일인가' 곱하기 '(아주 낯익은 분야는 아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하고 싶은 일인가' 에 대한 것입니다. 브랜드 컨설턴시의 대표가 아닌 컨설팅 펌의 직원으로 일했을 때는 후자는 크게 결정요소가 되지는 못했습니다. 일을 가려서 할 수 없는 조직 구조였으니까요. 그렇다고 대표로 일하고 있는 지금이 100% 자유로운 것은 아닙니다만 '아예 결정할 수 없음'과 '그래도 내 마음을 들여다보고 용기를 내볼 수 있음'은 차이가 큽니다. 가능하면 가슴이 뛰는 일을 하려고 노력하고 있는 나날들입니다.   

여기까지는 어떻게든 결정을 하고 프로젝트를 시작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그다음입니다. 일을 흥하게도, 망하게도 할 수 있는 일의 진짜 주인공 - 바로 일을 의뢰하고 맡기는 클라이언트입니다. 영어로 CLIENT죠. 고객, 혹은 의뢰인이라고도 합니다. 흔히 프로젝트의 성공 여부는 일을 수행하는 컨설턴트의 능력에 있다고 믿는 이들이 많습니다. 틀린 말은 아닙니다. 그러라고 큰 액수의 금액을 지불하는 것이겠지요. 그런데 일이라는 것이 어느 한쪽만의 노력으로 되는 일이 아니라는 것은 일을 좀 해봤다는 분들은 모두 느끼는 사실일 것입니다. 좋은 광고는 좋은 광고주가 만든다는 말은 더 말하면 입 아픈 관용 문구가 되었으니까요. 분명 컨설턴트는 같은 사람인데, 왜 어떤 기업은 일을 흥하게 하고, 또 어떤 기업은 일을 망하게 할까요.

클라이언트의 어원


CLIENT는 라틴어로 '숙인다'를 뜻합니다. 편하게 기대어 쉰다라는 뜻의 'recl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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